ETRI,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로 '패션하우' 개발
상황 맞는 옷차림 추천…"새로운 패러다임" 평가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하우`가 의상을 코디해주고 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자율성장 복합지능 `패션하우`가 의상을 코디해주고 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현대인에게 패션은 자아 표출 수단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중요한 만큼 패션을 잘 하기란 여간 어렵고 까다로운 게 아니다. 심지어 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차려 입어야 할 TPO(time·place·occasion)가 존재한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줄 흥미로운 소식이 들린다. 패션 코디를 안내할 인공지능(AI) 코디네이터의 등장이다.

2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 메커니즘을 흉내 내 스스로 지식을 성장시키고 절차적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사람의 의상과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패션 코디에 접목해 `패션 하우(Fashion HOW)` AI 기술을 선보였다.

패션 하우는 기존 AI 기술이 지닌 특정 영역에 한정돼 사람처럼 전체를 통찰하지 못하는 한계를 개선한 게 특징이다. 패션 하우는 언어와 영상 등 복합 지식을 절차적으로 학습해 질문하는 목적과 대상이 애매해도 스스로 지식과 답을 찾는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비서 `자비스`처럼 인간과 상호 작용하며 스스로 학습해 지식을 성장시키는 것과 닮았다.

또한 연구진은 해당 기술의 연구 확산을 위해 패션 전문가와 의류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AI패션 코디네이터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했다. 7200여 개의 대화 데이터 세트와 2600여 개의 패션 아이템을 기반으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에 맞는 옷차림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한 학습 데이터를 쌓아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는데, 졸업식, 장례식, 휴가 등 TPO 관련 문장을 입력하면 패션 하우가 의도를 파악해 의상과 응답을 제시한다. 추가 요청 등에 따라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충남대 의류학과 최윤미 교수는 "이번 패션 코디 AI 기술 개발은 향후 의류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로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알파고와 같이 자율성장 인공지능이 인간이 알려주지 않은 코디를 스스로 수행한다는 점은 특히 주목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기술을 고도화해 패션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자율성장 복합지능 기술이 확산시킬 계획이다. 관련 특허는 국내외 46건이 출원돼 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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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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