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문화체육국 대상 행정감사 실시
조성진 공연 1000석 유료회원 우선 예매로 '싹쓸이'
내일부터 일반시민 대상 예매지만 좌석 '0'… 암표 등장도

[사진=대전일보DB]
[사진=대전일보DB]
대전예술의전당의 유료회원제가 운영 부실과 악용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제도 폐지 주장까지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문화·예술 공연이 침체되면서 문화적 욕구와 갈증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4일 대전을 찾는다. 시민들은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유료회원 500여 명이 이미 전체 좌석 1000여 석을 사전예매로 싹쓸이해 일반 시민들의 큰 허탈감과 불만이 예상된다. 게다가 일반 시민 대상 예매 전부터 온라인 카페에서 암표까지 등장해 유료회원제가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우승호 위원은 12일 시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우 위원은 "이번 조성진 리사이틀 공연의 경우 13일부터 인터파크에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예매를 시작하지만, 이미 유료회원이 사전예매로 좌석을 다 사버리고 없다"며 "대전예당은 시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인데 회원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손철웅 국장은 "유료회원들이라고 해서 모든 공연을 완판시켰던 것은 아니며, 올해 코로나19로 대면 공연 자체가 드물게 진행되다 보니 공연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꼈던 분들이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몰린 것 같다"며 "예당의 회원제도가 유료회원들만의 전유물이 돼서 일반 시민들의 공연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 없도록 접전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우 위원은 "몇 년간 이 문제로 계속 고민해왔지만, 사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유료회원제도 폐지밖에 없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 있는 공연들은 좌석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유료회원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유료회원을 통한 되팔림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대전 공연과 관련해 웃돈을 주고 표를 사고파는 게시 글이 연이어 올라왔고, 이미 거래 완료가 된 게시 글도 잇따랐다. 이와 함께 11일과 12일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대전예당 홈페이지를 통해 전석을 사전예매로 진행해 내일 예매를 실시하는 인터파크에는 광고비만 다 준 꼴이 됐다.

이에 김상균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대전예당과 더불어 전국의 공공 공연장들도 회원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료회원제 운영은 공연장의 수익 창출이 아닌 공연 애호가인 시민들에게 조금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지적한 것에 공감하며 형평성에 맞춰서 내부적으로 개선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희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