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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홀로 가는 꿈

2020-11-20기사 편집 2020-11-20 07: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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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캐리리 작가

이 세계는 기다림으로 가득하다. 불행이 지나가고 행복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바라던 꿈이 이뤄지기를 기다리거나, 그 순간이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크고 작은 매듭을 짓는다. 누군가는 사라진 꿈 위에 새로운 꿈을 짓기도 하고, 메마른 꿈 위에 단비를 뿌려 농사를 짓기도 한다. 농부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직업이다. 달리는 차 창 밖으로 펼쳐지는 평화로운 들판과 같은 이 평범한 세계들은 어느 누군가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꿈'이자 '행복'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각자의 속도에 맞춰 반복적인 노동과 기다림의 연속으로 가장 아름답고 반짝이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 정해놓은 인생의 속도와 방향에 맞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앞으로 뭐를 해야 할지 혹은 뭐가 돼야 할지 부모가 차려준 미래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사회,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움켜쥔 삶의 가치를 억지로 맞추고자 하는 마음은 온전히 '꿈꾸는 미래'를 즐길 수 없게 한다. 물론 자신의 꿈을 선택한 사람들은 꿈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련은 없겠지만, 마치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듯 쉴 새 없이 버둥거리고, 성공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경제적 논리가 우선시 되는 이 세계에서 꿈이 아름답기만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맞춰놓은 인생의 시계에 따라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 날 그 안에 없는 나를 발견하는 것보다 차라리 불안하고 낯선 세계가 행복하지 않은가.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비록 아주 작은 꿈 일지라도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이루지 못한 꿈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처럼 불안하게 부풀어 오르고 팽팽해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누군가 정해놓은 인생의 규칙이 깨어지고, 마음을 확인한 후에 조심스레 꺼내 본 꿈은 이미 얼룩덜룩 상처가 묻어있고, 뿔뿔이 흩어져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단 한 번뿐인 삶에서 내가 나임을 알아야 하고, 사람들에 의해서 형성된 내 모습에 동화되지 말아야 한다. 결국에 우리는 세상을 스스로 볼 줄 알아야 하고, 나는 '나'여야만 한다. 캐리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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