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분기 가계신용 현황.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년 3분기 가계신용 현황. 사진=한국은행 제공
코로나19로 국내 가계 빚(신용)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 등이 겹친 효과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 1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2002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작았기 때문에 3분기 잔액이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3분기 가계신용은 2분기 말(1637조 3000억 원)보다 44조 9000억 원(2.7%)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 46조 1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잔액은 1585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증가액(39조 5000억 원)은 2016년 4분기(41조 2000억 원)에 이어 2위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잔액 890조 4000억 원)은 3분기에만 17조 4000억 원 늘었다. 증가폭이 2분기(14조 8000억 원)보다 커졌고, 2016년 4분기(24조 2000억 원) 이후 3년 9개월 동안 최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95조 2000억 원)은 3분기 22조 1000억 원 많아졌다. 한은은 주택매매, 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에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도 늘었다고 가계신용 잔액 급증 배경을 설명했다.

가계대출 추이를 창구별로 보면 2분기 말과 비교해 예금은행에서 26조 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은행은 아니지만 예금을 취급하는 기관에서 3조 1000억 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0조 4000억 원의 대출이 늘었다.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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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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