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 서해선복선전철이 완공 예정인 가운데 충남 예산군이 가칭 삽교역(충남도청역) 신설 관철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예산군으로서는 충분히 몸이 달 만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서해선 전철은 충남 홍성과 경기 화성간 90km를 연결하는 전철로서 이 구간에 7개 정차역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설계돼 있는데 예산만 제외돼 있다. 삽교역 신설은 이런 현실에서 예산군이 대항할 실효적 정책 카드로 평가된다. 전문가들도 "서해안 지역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환승역 개념에서 중요한 포석"이라며 힘을 보태고 있다.

서해선 전철 노선에는 평균 시속 250km급 고속 열차가 투입된다. 경부·호남선 KTX에 빗대 충남 KTX라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 열차라면 장래 발생할 수익성, 경제성 분석을 전제로 정차역을 신설하는 게 타당하며, 그런 점에서 삽교역 신설 문제에 대해 정부 당국도 열린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경과를 보면 국토부는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긍정 값을 얻은 반면, 기재부 수요분석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손발이 안 맞아 돌아가면 그에 따른 불이익은 어디서 떠안게 될지 자명하다. 충남도 차원에서 이달 초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에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의뢰해 놓았다고 한다. 계제에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은 보려는 자세로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결과물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향후 어떤 판단이 나올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서해선 삽교역 신설 문제는 정차역 한 곳을 더하느냐 빼느냐 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역사 신설은 지역민 이해와도 맞물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철도 역사가 고속철도 서비스 체계에 중대한 의미로 확장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삽교역의 경우 정책적 당위와 함께 지정학적 가치와 미래 수요가 동시 창출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서해선 전철 노선 설계 당시 삽교역은 장래 신설역으로 분류됐다. 여기서 `장래` 개념만 삭제하면 서해선 개통에 맞춰 역을 신설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 청주 오송역이 KTX 관문역이듯 삽교역도 그와 유사한 거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길목 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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