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583명이나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600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나온 것이다. 하루 확진자가 500명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초 518명 이후 약 8개월만의 일이다. 직장과 학교, 식당, 학원, 교회, 가족·지인 모임 등 일상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상황은 3차 대유행의 전조로 보인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양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생활 어느 곳에서나 남녀노소 누구든 감염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됐다"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말은 3차 유행이 현실화됐음을 인정한 셈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3차 유행의 현실화는 일상의 불편과 사회경제적 피해도 크지만 당장 내달 3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어제만 해도 전국에서 학생 38명과 교직원 8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고,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도 200곳에 달했다. 전국 시도교육청별로 수능특별방역대책을 수립해 시험장 방역부터 비상대응조치에 이르기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확진자가 이처럼 급증하는 상황에선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의 입시학원들은 당국의 안내에 따라 원격수업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학원들도 있는 모양이다. 수능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제 하나라도 더 맞춰야 한다는 학생들의 절박감을 이용해 대면수업을 불사하는 학원이나 과외방 등도 있다고 한다. 교육당국은 최소한 향후 1주일 간 만이라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단속에 나서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수능을 치르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달 들어 가족 간 감염이 크게 늘었고, 학생 확진자의 경우 70%가 가족으로부터 감염됐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자칫 방심으로 수험생 자녀의 앞날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수험생의 가족은 가정 내 거리두기는 물론 가급적 외출과 모임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 구성원들도 모두가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으로 1주일 동안 모든 일상적인 친목활동을 멈춰달라는 당국의 호소를 흘려듣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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