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곤 배재대 실용음악과 교수
황성곤 배재대 실용음악과 교수
한 때 "뉴에이지"라는 말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와 90년대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람들은 그 단어가 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른 채 무분별하게 사용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뉴에이지 음악"이 대표적인 예인데, 지금도 기억하지만 당시 서울 강남에 있던 "타워레코드" 매장에 가면 뉴에이지 음악이라는 CD 코너가 가요, 팝, 클래식 등등과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마도 당시 뉴에이지 음악이라는 장르가 과연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뉴에이지 음악은 그 음악의 특성을 대변하는 용어라기 보다는 그 음악의 출처를 밝혀주는 용어에 가깝다. 뉴에이지 음악은 New Age Movement에 기인하는 용어이며 이것은 실상 하나의 종교집단이다. 즉 뉴에이지 음악은 뉴에이지 운동과 관련된 종교집단의 명상음악이었던 것이다. 뉴에이지 운동은 미국을 중심으로 20세기 말 명상을 핵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행하던 하나의 종교였다. 그런데 이 흐름은 헬레나 블라바츠키(Helena Petrovna Blavatsky 1831~1891)라는 여성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이 신비스러운(?)여성은 군인인 니키포 블라바츠키와 결혼했다가 도망쳐서 세계 곳곳을 떠돌게 된다. 한번은 티벳의 동굴에 정착해 살면서 초자연적인 진리를 터득한 한 수행자로부터 비법을 전수받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녀는 카이로에서 영매로 일하기도 했고 1873년 뉴욕으로 건너가 심령집회를 열고 결국 1875년 뉴욕에서 헨리 스틸 올콧이라는 사람과 신지학(Theosophy)협회를 창립하게 된다. 이 신지학운동은 결국 뉴에이지 운동의 전신이 되어 미국, 호주, 유럽 등지로 확산되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뉴에이지 사상은 과연 어떤 사상인가? 한마디로 인간을 신격화시키는 사상인데 이 종교는 모든 사람은 명상을 통해 신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뉴에이지 신봉자들은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깨우고 자신이 신적인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선과 악은 상대적인 것으로 선이 악이 될 수 있고 악이 선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상당히 위험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는데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어 버림으로써 도덕적 가치관과 무관한 새로운 행동방식과 가치관을 창출해 낸다. 과연 선과 악의 경계는 허물어 질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위험하기 까지한 종교적 사상을 보통 오컬트(occult)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언제나 비밀스러운 곳에서 비밀스러운 예식을 치르며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오컬트로 1966년 안톤 라베이가 창시한 사탄교회(The Church of Satan)이라는 집단이 있는데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뉴에이지 운동은 명상을 강조했고 거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뉴에이지 음악이었다. 한마디로 명상음악인데 이 음악은 자체가 감상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명상을 돕는 종교음악이다. 따라서 뉴에이지 음악은 그러한 명상을 극대화 하기 위해 독특한 방식을 취하는데 그것은 바로 반복이다.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음악을 긴 시간동안 들으면 사람은 일종의 최면상태로 들어가고 마치 무당들이 굿을 할 때 타악기의 반복적인 리듬을 사용하는 것처럼 명상자로 하여금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세계와 접촉할 수 있는 정신상태를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뉴에이지음악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황성곤 배재대 실용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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