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여권의 충청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충청대망론 실현 여부`에 다시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 중심에 자리하는 가운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기대주자로 급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초청 강연과 정치권 행사 등에서 쇄도하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모임에선 오는 9일 경제 이슈 주제 강연자로 김 전 부총리를 초청하려 했지만, 그날 일정이 겹쳐 다음을 기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한 관계자는 "일정을 다시 잡아 적극 섭외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달에는 충청권도 방문했다. 그는 공주대 초정으로 교직원과 재학생, 지역인사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유쾌한 반란`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었다는 점에서 유쾌한 반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유쾌한 반란은 그가 지향하는 키워드다. 지난달 16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방송 출연 소식을 알리면서 "아래로부터의 반란 등 제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실천방안을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고 적었다.

김 전 부총리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선주자의 요건으로 정치 신인, 경제 전문성 등을 내세운 것과 맞물리면서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소년 가장`출신의 `상고 졸업` 이라는 출신 배경도 매력 포인트로 자리잡는다. 야당에선 그가 충청권(충북 음성) 출신이란 점에 주목하면서 "윤석열 총장과 함께 충청대망론을 이끌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윤 총장은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인데다, 윤 총장도 대전고검·대전지검 논산지청장으로 지내며 충청권과 연고가 깊어 정치권에서도 충청권 인사로 간주한다. 전날(11월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앞섰는데, 충청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에 몸담은 적이 없고,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지만 집권세력과 마찰을 빚으면서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된다는 점도 윤 총장과 김 전 부총리의 공통점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국민의힘 충청 지역 의원들은 "윤 총장과 김 전 부총리는 충청대망론이 공통점"(정진석), "충청대망론 바람이 솔솔 부는 건 사실"(홍문표)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권에선 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이 실사구시와 중용 등 충청 가치로 전국을 아우러야 한다고 강조하며 충청대망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급부상했던 충청대망론과 야권에서도 법조계 출신의 대권주자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무산됐다"며 "거론되는 충청 후보군들 모두 `제2의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너무 나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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