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 옮김/ 리더스북/ 264쪽/ 1만 7500원)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지금까지의 모든 불황을 뛰어넘을 최악의 위기가 온다."

10년간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려온 짐 로저스가 글로벌 경제 위기의 신호들을 주목하며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최악의 불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2020년 세계 경제에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과 교역은 멈췄으며 실물 경제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세계경제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로저스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경고해왔으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일 뿐, 팬데믹 전부터 `거품의 궤적`이 세계 경제 곳곳에 나타나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두 가지 신호를 꼽는다. 첫째는 역사적으로 나타났던 `위기의 전조`다. 1929년 `대공황`과 1987년 `블랙 먼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의 세계 경제 위기 당시 공통적인 현상이 존재했다. 주가 폭락과 기업 도산, 대량 실업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직전까지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무섭게 상승했다. 이로 인한 `가짜 호황`과 날마다 경신되는 `사상 최고가`를 보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는 지금의 상황과 놀랍도록 닮았다. 이와 함께 위기를 가리키는 두 번째 신호는 `재정적자`다. 2008년 이후 각국 정부는 수조 원에 달하는 돈을 찍어내고, 빌리고, 쓰고 있다. 미국은 지난 6개월 동안 역사상 가장 많은 빚을 졌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의 백기사 역할을 했던 중국마저 국가 부채가 급증하는 추세다.

극심한 혼돈이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로저스는 최악의 위기가 불러올 새로운 기회를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위기란 투자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기회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과 주인공을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 그리고 날카로운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각 경제권에서 나타날 변화를 전망한다. 미국 대선의 영향과 무역 전쟁을 비롯해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의 장기적 변화, 정치적 긴장도가 높아진 홍콩의 경제적 미래,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국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글로벌 경제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이슈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밖에 제2의 실리콘밸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스위스프랑의 관계, 블록체인에 담긴 핵심 등 투자자라면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혜안을 제시한다. 사나운 파도를 잠시 피하고 자신만의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 책이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김동희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