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새해 첫날 도시철도 판암기지 등 현장점검-용운119안전센터 [사진=대전시 제공]
허태정 시장 새해 첫날 도시철도 판암기지 등 현장점검-용운119안전센터 [사진=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이 새해 들어 부쩍 바깥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민선 7기 임기 마지막 해로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의 계절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여러 관전평이 나돈다.

선출직으로서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두고 대민 접촉을 늘려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란 시각과 함께 시장으로서 의례적인 대외활동으로 확대해석은 시기상 이르다는 촌평이 공존한다.

허 시장은 새해 첫날인 1일 대전 동구 소재 도시철도 판암기지와 용운동119안전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연휴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찾아간 대전의료원 건립부지에서는 의료원의 공공성 강화를 주문하며 민간투자가 아닌 재정사업으로의 변경 방침을 밝혔다.

대전의료원 설립은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2월 정부의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에 따라 예타가 면제되며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0여 년 지역사회의 숙원이자 코로나19 위기로 더 절박해진 공공의료체계 확충 요구에 재정 투입을 통한 직접사업으로 전격 전환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5일에는 대전교도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실태를 살피는가 하면 이튿날에는 대한요양병원협회 대전회 임원진을 만나 긴급의료대응체계 상시 구축,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규모와 환자 유형에 따른 신속한 전원 조처를 요청했다. 전국적인 한파와 함께 큰눈이 내린 6-8일 허 시장은 제설작업 현장과 대전역 쪽방촌, 노숙인 무료급식소, 한밭체육관 주차장 임시선별진료소 등을 연달아 방문해 재난취약계층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허 시장의 현장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내달 설 명절(12일) 전까지 코로나19 관련 치료·방역시설, K-방역을 선도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역 기업체에 허 시장이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전통시장과 치안현장을 찾아가는 `현장시장실` 일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시장의 현장방문 일정은 현재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공정, 양극화 해소 등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담론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재정을 투입, 위기를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거나 "공정의 가치는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고 기회균등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시대적 요구"라는 일련의 발언이 그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허 시장이 선거를 의식한 본격적인 행보에 일찌감치 돌입한 것이란 촌평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허 시장이 대전 혁신도시 지정 등 나름의 시정 성과와 달리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민생현장 챙기기와 이슈 파이팅 등으로 자기색깔 드러내기를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허 시장 역시 최근 본보와 신년인터뷰에서 "2018년 취임 후 지난해까지 시정 파악과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내 역할을 조금씩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해부터는 행정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지역현안뿐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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