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떠나는 20·30세대 청년, 전입 인구보다 많아
결혼적령기인 청년 인구 유출…지역 출산 저하 악순환 반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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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청년들의 `탈 대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전을 떠난 20·30 연령층은 서울과 세종에서 직장을 갖고 주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지역 경제 생활 전반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청년 인구가 줄자 경제활동 인구·출산율이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인구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전체 인구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30.6%었으나, 2017년에는 30%대가 무너져 29.9%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에는 29.2%로 청년 비중이 더욱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청년 비율 감소는 대전을 떠난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를 뛰어넘은 기간이 장기화에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부터 대전 지역 청년인구는 순유출되고 있다. 여기서 순유출은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뺀 수치가 마이너스 기록할 때를 말한다. 2014년부터 시작된 대전 지역 20·30세대의 순유출은 2017년 5042명, 2018년 5399명으로 증감 폭을 키웠고 2019년 6091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최근 3년간을 볼때 매년 대전에 유입된 청년보다 타·시도로 떠난 청년들이 5000명 가량 많았다는 얘기다. 이들이 전출을 택한 이유로는 직업이 42.9%로 가장 높았고, 가족(25.6%) 등의 순이다.

취업 준비생 권모(28·대전 유성구)씨는 "대전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IT기업에 취업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 쪽에 벤처·스타트 기업이 많고 인프라도 좋다고 판단했다"며 "이직을 하더라도 대전보다는 기회가 많을 것 같아 수도권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을 이유로 청년들이 탈 대전을 택하면서, 지역에 둥지를 틀고 경제 생활을 하는 청년 경제활동인구도 덩달아 줄었다.

2017년 기준 대전 청년의 경제활동 인구는 3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사회초년생으로 분류되는 20-29세 청년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4%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0년 청년 경제활동 인구는 13만 7000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고, 초년생 경제활동 참가율도 58.6%로 줄어들었다.

전체 인구에서 청년 비율이 점차 얇아지면서 청년 경제 활동 인구 감소, 출산율까지 줄어드는 트리플 악재에 직면했다. 19-39세인 청년 인구는 통상 결혼 적령기로 혼인·출산 비중이 타 연령층 대비 높은데, 이들 인구 유출로 인해 출산율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기준 19-39세 여성이 1년간 출산한 `모의 출생아 수`는 1만 432명으로 나타났으나, 2019년 기준 8046명으로 뚝 떨어졌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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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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