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명까지 격차 났지만 최근 1만 명대로 좁혀져…광주 인구 대전 추월 시간문제

인구유출 지속
세종시 출범 이후 대전에서 세종으로 순유출된 생산가능인구가 7만 6675명에 이르는 등 대전 경제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대전 서구 도안동 한 아파트에서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이삿짐을 꾸리고 있는 모습. [사진=대전일보DB]
인구유출 지속 세종시 출범 이후 대전에서 세종으로 순유출된 생산가능인구가 7만 6675명에 이르는 등 대전 경제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대전 서구 도안동 한 아파트에서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이삿짐을 꾸리고 있는 모습. [사진=대전일보DB]
전국 8대 특·광역시(세종 포함)의 하나인 대전시 인구가 광주광역시에 추월당할 상황에 처했다. 세종시 출범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하면서 8대 특·광역시 중 5위였던 인구 규모가 한 단계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 6만 2000여 명 이상 많던 대전 인구가 지속적인 사회적 증감 등으로 지난해 1만 명 선까지 좁혀졌다.

12일 국가통계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전 인구는 146만 5893명(지난해 11월 기준)이다. 같은 시점 광주 인구는 145만 1993명으로 격차는 1만 3900명이다.

충청권 대표 도시 대전과 호남 거점 도시 광주는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규모, 인구 비례 국고보조금, 경찰 1인당 인구 즉 치안수요 등 닮은 구석이 많다. 같은 맥락으로 1만 3000여 명에 그치는 인구 차이는 일견 대전과 광주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기 쉽다.

하지만 그동안의 인구 그래프를 보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국가통계포털시스템에 기록된 대전과 광주의 지난 30년(1992-2020년) 인구 증가 추이를 들여다보면 그래프의 기울기가 확연히 다르다.

대전은 엑스포 개최 시점인 1993년을 기점으로 그래프의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엑스포 개최 이전인 1992년 113만 4800여 명이던 대전 인구는 이듬해 5만 4000여 명 늘어난 118만 9000여 명을 기록했다. 1년 후 1994년에는 인구 120만 시대(123만 2823명)에 들어섰다.

같은 시기인 1993년 광주 인구는 124만 8670명으로 대전보다 많았다. 1990년대 중반 꾸준히 인구가 늘어난 광주는 대전에 앞서 1996년 130만(130만 195명) 시대를 맞았다. 같은 해 대전은 129만 3760명으로 광주에 못 미쳤다.

대전 인구는 1998년부터 광주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당시 대전 인구는 134만 1413명, 광주는 133만 9441명이었다. 2000년대 접어 들어 대전의 인구 상향 그래프 기울기는 광주를 압도했다. 2000년 138만 여명이던 대전 인구는 10년 새 급증, 2010년 150만(150만 3664명)을 찍었다. 같은 기간 광주는 137만 명에서 145만 명으로 8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 15년 남짓 기간 30만 명 이상 인구가 늘어난 대전에 견줘 광주는 인구 정체기였다.

그러나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2012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세종으로의 인구 유출이 심해지면서 대전시가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세종에 뺏긴 인구는 10만 7784명에 달한다. 153만 명(2014년)에 달했던 인구는 146만 명(2020년 11월)까지 감소했다. 6년 새 7만 명 이상 줄었지만 광주 인구 감소는 2만 명에 불과했다. 사회적 요인인 저출산 문제를 차치하고 부동산·정주여건 등이 포함된 사회적 인구 이동 영향이 대전에게 더 가혹하게 작용한 셈이다.

문제는 인구 감소 경향이다. 대전은 매년 1만 명 이상의 역외 유출이 지속화하고 있는 점, 저출산에 따른 인구 자연증가 감소가 뚜렷한 게 뼈아프다. 이 속도라면 향후 1-2년 내 광주 인구가 대전을 앞지를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전 인구 감소가 우려를 사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경제 생산능력 위축과 국고보조금·지방교부세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인구가 줄면 고용 시장이 악화하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 재정의 한 줄기인 국고보조금 등이 줄면 대전의 도시 경쟁력 약화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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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2020년 대전과 광주의 인구수 비교 그래프. 1990년 중반 이후 광주를 앞질렀던 대전 인구는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꾸준히 감소해 광주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대전일보 DB
1992-2020년 대전과 광주의 인구수 비교 그래프. 1990년 중반 이후 광주를 앞질렀던 대전 인구는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꾸준히 감소해 광주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대전일보 DB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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