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장학금 신설, 등록금 할인으로 신입생 유치 복안에도 대거 미달
각 대학 특색 없이 획일화된 AI·소프트웨어, 4차 산업 홍보로 미달 가속화

대전 지역 대학이 신입생 확보를 위해 내놓은 각종 장학금 혜택이 무색해졌다. 수시 미충원에 이어 지난해와 비교한 정시 경쟁률이 일제히 하락하면 서다. 일각에서는 모집 인원 감축이 지역대 생존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13일 대전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한남대, 우송대의 2021학년도 정시 지원율은 평균 3.23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4.95대 1과 비교하면 1.7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앞서 이들 대학은 신입생 모집을 위해 특별 장학금을 신설하거나 등록금을 감면해주는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충남대는 2021학년도 우수 신입생에게 2억 원의 장학금 지급을, 목원대, 한남대, 배재대, 우송대는 최초 합격자에게 100만 원 가량 장학금 지급과 수업료 감면해주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각종 혜택에도 일부 대학은 미달 사태를 앞두고 있다. 대학별 수시 미충원 인원은 충남대 (390명), 한밭대 (94명), 대전대 (361명), 한남대 (212명), 배재대 (565명), 목원대 (480명), 우송대 (95명)으로 집계됐다. 수시 미충원에 이어 정시 미달도 우려되고 있다. 정시는 중복 합격한 학생을 감안, 통상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으면 미달로 간주한다. 하지만 올해 한밭대 (2.74대 1), 목원대(2.12대 1), 배재대 (1.54대 1), 한남대 (2.82대 1)는 정시 경쟁률 3대 1이 되지 않았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맞물려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지자, 지역 대학가에서는 모집 인원 감축이 대두되고 있다.

대전의 한 사립대 총장은 "장기적인 학생 미충원 사태는 결국 대학 재정 문제로 귀결된다"며 "현재로서는 모집 인원 감축이 지역 사립대학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2023년부터 거점국립대와 수도권 대학이 아닌 지역대는 신입생 충원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지역대학 전반적으로 모집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역 교육계 일각에서는 지역대만의 특성학과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 소재 대학 7곳은 수도권 대학처럼 AI와 소프트웨어 등 `4차 산업 인재 육성`을 간판에 내걸고 있다.

대전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산업 인프라가 더욱 잘 갖춰진 수도권 대학과 획일화 된 4차 산업으로 경쟁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며 "미달과는 모집 인원을 감축하고 특성화된 과의 모집 인원을 늘리는 등 특성과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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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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