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안 대표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내놓으며 강하게 집안 단속에 나선 가운데 그간 단일화에 가장 우호적 목소리를 내온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도 안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은 "범야권 단일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전제한 뒤 "승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단일화는 기호 2번(국민의힘)으로의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의 저력을 얕잡아봤다가 큰 코 다칠 거라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나 전 의원은 무시 전략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 후 단일화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자 "오늘은 제 말씀만 드리겠다. 답변하지 않는 것 양해 부탁드린다"며 아예 언급을 피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쉽게 오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안 대표가 단일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사실 우리 당에 입당하는 게 맞다. (그러려면) 후보 등록 기간 전에 입당을 해야 하는데, 급하게 결정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니 "쉽진 않다"는 게 나 전 의원의 생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안철수 중심` 단일화 분위기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안 후보님의 가장 큰 적은 대세론이라는 기득권에 갇힌 (자신의)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안 대표가 고집을 피운다며 딱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3자 구도`마저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 안 대표와 3파전으로 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읽힌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중도층과 떠난 집토끼들이 돌아오고, 30대, 40대들도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여성분들도 다시 돌아봐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대선까지 연결된 선거이기 때문에 제1야당으로서 국민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3자 구도로 가더라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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