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법철학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책/사/소 옮김 / 루비박스출판사 / 327쪽 / 1만 7000원)

`법철학`이라는 용어를 듣고 어려운 법과 복잡한 철학이 합쳐졌다는 등 난해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저서인 `위험한 법철학`은 그렇게 무겁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아오야마카쿠인대학 법학부 교수인 저자는 자신의 강의를 기반으로 법철학에 관해 정리해 `정의`, `권리`, `의무` 등을 11가지 장으로 분류하고, 가볍지도 무겁지 않게 법철학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선 저자는 법철학을 설명하기 전에 철학에 대해 정의한다. 철학이란 기존의 앎을 철저히 의심하고, 존재하는 것의 근거는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사고라고 설명한다. 이에 덧붙여 법철학은 법률에 대해 그러한 사고를 들이대는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인간사회의 다양한 규칙 중에서 왜 법률만이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력을 가질 수 있는가, 그 같은 법률을 성립시키고 존재시키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특히 그는 `야누스의 두얼굴`과 같이 법철학에도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얼굴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저서는 악마의 얼굴을 한 법철학이다. 법률과 그것을 지지하는 학문이나 상식에 의문을 보이며 우리가 믿는 법률이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최근 국내에서도 법치주의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사람에 휘둘리지 않고 법에 따라 집행을 하겠다는 것으로 일견 타당한 말로 들린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의심한다. 무엇보다 법은 인간 삶의 전부를 합당하게 처리해주는 규칙인지, 법치를 실현하는 사람에게 주관이 배제된 체 공정하게 집행이 가능한지 계속 의심한다. 곧이어 우리는 법률을 왜 따르고 있는지에 관해 궁금증을 던진다.

저자는 법률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하는 도덕적 의무는 없다고 얘기한다. 특정 목적으로 특정 시기에 가해지는 법률에 대해 그 근거를 따져보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지도해준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위험한 법철학적 사고다. 상식처럼 보이지만 법철학적 사고를 들이대면 절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상식과 권위에 휘둘리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비판적 안목과 주체적 사고를 도와줄 것이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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