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 위주의 공연에 편중돼 있어 시민 문화욕구 충족 부족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예술의전당이 클래식 분야를 제외한 기획공연이 턱 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공연이 전체 비율에 약 80% 차지하는 등 특정분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2일 대전예당 기획공연 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클래식 분야 공연횟수가 40회 정도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연극과 무용 등 타 공연 횟수가 평균 1-2회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대전지역 뿐만이 아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공연예술통산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연 건수는 약 500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199건(43.6%)이 클래식 공연이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연극(24.8%)과 뮤지컬(16.3%), 무용(4.8%), 오페라(2.6%), 복합(2.6%)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공연 쏠림 현상에 대해 지역 공연계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일부 협회에서는 예당 대관료가 높은 가격에 책정되는 등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역 극단 한 관계자는 "연극의 경우 예당에서 자체 제작하는 공연이 아니면 비용이 높아 대관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음악회는 대관만 하면 되는데, 연극은 대관료 뿐만 아니라 세트, 조명 등 부대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연 기획이 어렵다.

지역 발레협회 한 관계자도 "전문 단체들이 높은 대관료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며 "예술가의 집에서 공연하려면 대관료 등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100만 원가량 나오는데, 이마저도 젊은 예술인들은 비싸다고 느끼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당에서의 공연은 사실상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것.

이와 관련 홍종원 시의원은 "예당에 본연의 기능이 지역 예술인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한 분야에 공연이 치중되면서 다른 예술인들이 무대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예당 측에서도 공연 대관료 등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내부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역 예술인들을 위해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예당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공연이 온라인공연 방향으로 가속화되면서 연극과 무용공연 회차가 감소했다"며 "시민들이 클래식 등 음악 분야의 공연을 선호한다는 판단 때문에 일부 쏠림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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