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일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가 합의하면서 일단 1차 단일화에 시동을 걸었다.그러나 공직 사퇴 시한인 8일까지 열린민주당을 포함해 동시 단일화를 추진한 민주당은 결국 선(先) 시대전환, 후(後) 열린민주당이라는 복잡한 2차 단일화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는 이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단일화 배수진을 쳤다.민주당 신영대·시대전환 정대진 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 합의 결과를 전했다.

양당은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박영선 후보와 조정훈 후보 중 누가 대표 선수로 나서게 될지 선출해 8일 발표할 예정이다. 박 후보와 조 후보가 서울시민들에게 비전을 설명할 수 있도록 투표에 앞서 토론회를 1회 실시하기로 했다. 토론회는 4일로 확정됐다.

반면 범여권의 또 다른 단일화 협상 대상인 열린민주당 후보 김진애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김 후보는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후보 기자회견은 민주당과 시대전환 단일화 합의 발표 직전 이뤄졌다.

김 후보는 박영선 후보를 향해선 "김진애의 국회의원직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선제적으로 의원직을 던져 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단일화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4석에 달하는 민주당과 3석의 열린민주당 간 격차상 민주당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범여권 단일화 논의 판 흔들기인 셈이다.

민주당으로선 보수 야당과의 1대 1 구도를 만들어 범여권 성향 지지층을 결집하려던 계획이 상당부분 늦춰지게 된 상황이다.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간 보수 단일화에 맞서 범여권 단일화가 어느 수준까지 흥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신영대 대변인은 "김 후보가 말한 대로 범여권 단일화는 불가피하다고 했으니 당연히 단일화가 가능할 거라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양당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시대전환과의 단일화가 마무리되면 승자가 김 의원과 단일화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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