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 1위이고, 한국에서는 충남이 3년 연속으로 자살률 전국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다. 충남의 자살률은 지난 2017년 31.7명에서 2018년 35.5명, 2019년 35.2명으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9년만 놓고 보면 충남은 전국 평균치인 26.9명 보다 무려 8.3명이나 많다. 충남은 노인 자살률도 2019년 60.6명으로, 10년 전인 2009년의 124.4명 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이다.

충남도는 그동안 자살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됐다. 2019년에는 자살예방 전담팀을 신설했으며, 지금은 자살예방센터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기다 전국 최초로 도와 시군 전부서가 연계 협력하는 자살 예방 과제 400여 개를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전 부서가 협업과제를 발굴하고, 생명사랑 행복마을 운영, 노인자살예방 멘토링, 자살위험군 심리지원 등의 사업을 펼친다.

충남도는 민선 7기 들어 복지전문가로 불리는 양승조 지사가 취임하면서 복지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불어 사는 충남`, `어르신이 행복한 충남`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고, 충남형 행복주택 도입, 75세 이상 노인 버스비 무료 등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높은 자살률로 인해 빛이 바래고 있다. 충남도 입장에서도 도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도 자살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충남의 자살률이 다른 시도보다 높고, 그것도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면 분명히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살률이 왜 이렇게 높은 지 아직 명쾌한 설명 자료는 없다.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도 여태 정확한 진단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닌지. 또 막연히 그럴 것이라는 추측만으로는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한 건 아닌지 곰곰이 돌아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와 KT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번만큼은 충남의 자살률이 왜 높은 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 정확한 원인을 찾는 길이야 말로 자살률을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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