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대교 하단 내진성능보강공사, 산책로 제2도수관로 부설공사 500m 인접
협소한 갑천 산책길 동시 공사로 경관 훼손·시민 안전 위협

4일 유성구 갑천대교 하단 통행로에 내진성능보강공사를 위한 공사용 펜스가 둘러져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4일 유성구 갑천대교 하단 통행로에 내진성능보강공사를 위한 공사용 펜스가 둘러져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최근 대전 갑천 산책로 일원에서 잇따라 공사가 추진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되거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광범위한 도수관로 개설 공사에 이어 갑천대교 내진 성능 보강 공사까지 추진되면서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보행을 가로막는 공사용 펜스가 곳곳에 설치돼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부터 갑천을 따라 중리 취수장과 월평 정수장을 잇는 `제2도수관로`를 건설하고 있다. 기존 단일 노수관이 25년 이상 노후화 되면서 시측은 오는 2022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제2도수관로를 신설하고 용수공급을 이원화한다는 계획이다. 11.4km 구간에 걸친 도수관로 매설에 투입되는 예산은 780억 원인데, 도수관로는 계룡대교-갑천대교-카이스트교-갑천 도시고속도로까지 갑천변을 따라 설치된 예정이다.

또한, 갑천대교 일대에서는 내진성능보강 공사가 진행되면서 최근 하단 통행로가 모두 공사용 펜스로 둘러진 상황이다. 지진 발생시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교량 받침을 교체하는 공사를 추진 중인데,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이다.

갑천 산책로 주변에서 도수관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공사로 인해 산책로가 좁아지면서 이용에 불편을 겪으며 맞은편 보행자와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등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에는 산책로 곳곳을 점거한 공사용 펜스 등으로 인해 시민 불편이나 안전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시민 박모(29)씨는 "도수관로 공사로 산책로가 좁아져 어두운 밤길에는 반대편에서 뛰는 사람과 여러 번 부딪힐 뻔 했다"며 "각종 공사들이 진행되면서 멀리서 바라보면 공사장인지 산책로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헷갈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인데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 대전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공사가 끝날 때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시민 정모(54)씨는 "코로나 19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갑천변을 걷다보면 왜 이리 공사가 많이 진행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산책도 마음 편하게 못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갑천변 공사 동시 공사 추진에 따른 시민 불편이나 안전 위협에 대해 "공사 기간을 사전에 조율하기 쉽지 않다"며 "각각 담당 부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교량 공사는 시 시설관리과에서 맡고 있고, 도수관로 부설공사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담당하는데 우연히 공사 시기가 겹친 것 같다"며 "산책로 주변 각종 공사를 총괄하는 부서는 따로 없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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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 유성구 갑천대교 위에서 바라본 갑천 산책로. 공사용 펜스들이 눈에 띈다. 사진=박우경 기자.
4일 대전 유성구 갑천대교 위에서 바라본 갑천 산책로. 공사용 펜스들이 눈에 띈다. 사진=박우경 기자.

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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