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단 계란 한판 7000원대 폭등 밥상물가 요동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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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200원이면 사던 파가 7600원(248%↑)으로 폭등하고 채 2만 원이 안 되던 사과 값은 3만 3000원(67%↑)을 줘야 살 수 있다. `밥심`의 원천인 쌀(20㎏)은 1만 원 가까이 오른 6만 원(16%↑), 한 판 5300원이던 계란은 7500원(29%↑)으로 뛰었다. 치솟은 농축수산물 가격에 서민들의 밥상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꺾이지 않는 집값·전셋값 상승 그래프를 대출금으로 떠받치고 있는 서민들은 이자비용에 허덕이며 기름값 오름세에 다시 허리띠를 졸라 맨다. 올 들어 학원비마저 잇따라 인상되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올라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그저 앓는 소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0% 이후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0%대에 머물다 2월에 1%대로 올라섰다. 농산물 작황 부진,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와 명절 수요 증가까지 겹치며 농축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당장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 가격의 인상 폭이 커 체감하는 물가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집세 부담도 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0.9% 오르며 2018년 3월(0.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2%, 0.5%를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는 더 도드라진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월 기준 1.65%, 전세가격은 1.71%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장만하거나 새 전셋집으로 옮긴 세입자들은 대출금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가며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반등하는 추세여서 이자비용 조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 경기부양 기대감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접종 등으로 국제유가가 회복되면서 국내 기름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473.3원이다. 지난해 11월 셋째주부터 14주 내리 상승하고 있다. 기름값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연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밖에도 새학기를 맞아 학원비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지역별로 일선 학원들이 교재비·인건비 상승 등을 들어 교육비 추가분을 공지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태권도나 피아노, 영어·수학 등 학원별로 2만-3만 원가량 오른 학원비가 부담스럽지만 사교육을 끊을 수는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상 폭을 감내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새집으로 이사하며 3억 5000만 원의 대출금을 받았다는 40대 직장인 A 씨(서구 둔산동)는 "대출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매달 150만 원 정도 월급통장에서 사라져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정말이지 남는 게 없다"며 "아이들 학원비로 수 십 만 원 나가는 게 힘들지만 그만두게 하기는 어려우니 식비를 줄이고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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