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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훈 칼럼] 벚꽃 계절이 싫은 대학들

2021-03-18 기사
편집 2021-03-17 17:44:55
 곽상훈 기자
 kshoon066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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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모집정원 미달 속출
벚꽃 속설 현실화 우려 커
서열 없는 상향평준화 답

첨부사진1곽상훈 에듀캣 팀장
곧 있으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설렘과 기다림을 상징하는 벚꽃의 계절을 맞이하게 된다. 해마다 피고 지는 꽃이지만 유독 이를 반기지 않은 곳이 있다. 지방대학들이 그렇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는 벚꽃 속설 때문에 '아름다운 영혼'으로 불리는 벚꽃을 달가워하지 않은 거다.

벚꽃 속설이 현실로 다가온 것은 올해 입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곳곳에서 신입생 모집 미달 사태가 속출,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면서 벚꽃 속설이 대학가를 파고들고 있다. 신입생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올해 추가로 모집한 인원만도 3만 여 명을 넘어서면서 2005학년도 이후 16년 만에 최대 기록을 보였다. 대부분의 대학이 2-3차례, 일부 대학은 무려 7차례나 추가 모집에 나셨지만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다. 대학가에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초유의 일을 겪으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충청지역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의 4년제 대학 두 곳에선 추가모집을 했지만 지원자가 모집 인원의 절반 수준에 그쳐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모 지역거점 국립대에서는 수능 등급이 최하위를 받고도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상위권 대학 일부 학과의 입학정원에 비해 지원자 수가 적어 경쟁률이 떨어져 비교적 낮은 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종 합격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놀랄 일은 아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추가모집에서도 수도권 대학은 모집을 완판 한 반면 지방대학은 여전히 미달사태가 빚어져 수도권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는 거다. 지방대학의 추가모집이 90%를 넘으면서 대학가 속설인 벚꽃 망령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방대의 대규모 미달 사태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 탓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능 응시 지원자는 49만 3433명으로 전년 54만 8734명보다 5만 5301명이 감소했다. 이는 수능 지원자가 대학 입학 정원(55만 5774명)보다 6만 명이나 적은 것으로 입학 경쟁률이 떨어지고 추가모집 인원도 늘게 된 원인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할 것이라는 데 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는 '대학 붕괴'를 가속화할 게 뻔하다. 2024년에는 대학 입학정원보다 입학생이 12만여 명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미달 사태는 고스란히 지방대학에 집중되면서 지방대 3곳 중 1곳은 정원의 70%를 채우지 못하게 될 거란 암울한 진단이다.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2040년이 되면 모든 지방대학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의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 서열화를 없애고 상향평준화하는 것뿐이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줄여 지방으로 퍼지게 하는 지방대 혜택 정책을 펴야 한다는 얘기다. 등록금 인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재정지원 사업을 보다 더 활성화하는 것도 소멸 위기의 대학을 구할 방안으로 떠오른다. 지역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란 인식이 강하다. 지역 소재 대학 살리기에 지자체가 적극 나선 이유다. 충남도는 최근 충청권대학생연합회와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 지역 대학의 취업·창업지원 확대와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대전도 오는 2025년까지 3682억 원을 들여 지방대학 육성과 지역 인재 양성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은 발전적 상생으로 여겨진다.

언제부턴가 벚꽃 피는 순서에 상관없이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대학들이 자구책 모색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학의 근본 문제를 특정 지자체나 대학의 노력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노릇이다. 대학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지역사회와 더 밀착하고 그들만의 강점을 특성화해 경쟁력을 높여야만 할 것이다. 곽상훈 에듀캣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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