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이 끝나면서 여의도 정가는 당분간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7일 밤 발표된 출구조사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모두 야권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고, 실제로 개표초반 국민의힘 후보들이 앞서나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16년 총선부터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킨 2017년 대선에 이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4연승에 성공한 민주당은 오래만에 선거패배를 수습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특히 차기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최대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광역단체장을 내준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당의 전면 쇄신요구가 커질 수 밖에 없다.이 때문에 지도부 책임론과 쇄신론이 확산될 경우 차기 지도부 구성 일정과 인물구도가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이어 중순에 원내대표 경선이 예정돼 있지만,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예상보다 크다면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 사퇴로 인해 원내대표부터 새로 뽑게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당권도 마찬가지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확정될 경우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친문 주류로부터의 호응보다 중도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통합형 원내대표, 당 대표 후보가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대선 경선 연기론도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헌·당규상 대선 6개월 전인 9월까지 당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선후보를 미리 뽑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은 질서 있는 수습을 해야 한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마찰이 우려된다.

국민의힘은 4전 5기에 성공했지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승기를 대선까지 이어가기 위한 개혁과 쇄신 일정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를 꺾고 야권 단일 후보자리를 차지했고, 본선에서도 승리한 만큼, 정계개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안 대표는 물론 금태섭 전 의원 등 반문 진영 인사를 모두 흡수해 통합 야당으로 새출발 하고, 향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하는 플랫폼을 국민의힘 주도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물론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이 기존 보수정당 출신 중진들과 함께 제3지대에 머물면서 야권 통합 주도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보수진영이 사분오열돼 민주당과 불리한 싸움을 벌였던 2017년 대선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기류가 퍼져있는 만큼, 최종적인 야권통합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이 특징인 충청출신 중진들이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야권통합의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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