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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훈 칼럼] 위기의 지방대학 구하기

2021-04-15 기사
편집 2021-04-14 17:40:59
 곽상훈 기자
 kshoon066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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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코로나·정원 미달 암울
통합·탈중앙화 성공사례 많아
수도권 쏠림 막을 분산책 필요

첨부사진1곽상훈 에듀캣 팀장
대학의 캠퍼스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 탓도 있지만 신입생 미달 사태를 접하면서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대학마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요즘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의 확산도 대학 경쟁력에 영향을 미쳐 지방대학 위기의 새로운 요소가 되고 있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 한 이후 올해 들어 유독 심각해졌다. 사회적으로 충격을 줄 만한 입시 결과 때문이다. 그럴 만도 한 게 올해 4년제 대학 198곳 중 추가모집에도 불구하고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162곳에 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정원 미달 90% 이상이 지방대학이란 점에서 위기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지방대학 위기의 근본 원인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에서 찾는다. 인구와 교육, 일자리 등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역경제의 침체가 지방대학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란 것이다. 지역의 혁신 역량이 밀집된 곳이 대학인데 지방과 대학이 함께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수도권 집중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선 수도권 소재 대학이 높은 경쟁률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대학 위기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수도권 쏠림 현상 때문으로 진단한다.

사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고용 기회 때문이다. 양질의 교육과 입학자원의 우수함은 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고용 기회를 높일 뿐 아니라 취업 가능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대학으로의 입학을 자연스럽게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지방 대학 졸업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48.9%)가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것만 보더라도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위기를 외국 사례에서 찾을 것을 권하기도 한다. 국가적 위기에 세계 최초로 국가혁신시스템(NIS)을 도입해 교육제도를 개혁한 핀란드가 이상적인 모델로 꼽힌다. 핀란드는 중앙에 집중돼 있는 교육 재정과 행정 등 교육 관련 탈중앙화를 꾀해 대학교육의 지방 분산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집 근처에 훌륭한 학교'를 목표로 어디에 살든 대학교육이 평등하도록 하고, 어느 지역에서든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이런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대학을 통폐합하고 폴리텍을 응용과학대학으로 개편한 영향 덕분이었다.

또 다학제 융합형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운 알토대학도 성공 사례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헬싱키공과대학과 헬싱키경제대학, 헬싱키예술디자인 대학을 통합한 알토대학은 기술과 경영, 디자인의 융합시대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통합한 것이다. 통합 과정에선 중앙의 간섭을 배재한 채 대학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통합을 이끌어 냈다.

조만간 정부가 지방대학 위기 극복 차원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권역별 적정 수준의 정원 관리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문제는 일정 수준의 충원율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선 재정지원을 중단해 정원 감축을 유도할 거란 점이다. 이 때문에 학생 충원율 배점을 더 높인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대학들이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학역량진단 평가가 지방대학의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고등학생만 받아 대학을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 직장인과 외국인으로 대상을 넓히고 지역 대학마다 취업자 업무능력을 높임과 동시에 퇴직자를 재교육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살길이 생긴다. 지금처럼 수도권이 지방의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현재의 구도에서 지방과 지방대학의 미래는 없다. 따라서 지방에 특혜를 주는 정책보다는 수도권에 밀집된 자원 분산을 위한 정책 수립이 절실한 때이다. 곽상훈 에듀캣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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