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탐방] 김성철 한강외과 원장

대장 항문 전문 병원인 한강외과를 이끌고 있는 김성철 원장(오른쪽)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대장 항문 전문 병원인 한강외과를 이끌고 있는 김성철 원장(오른쪽)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소연 수습기자
치질은 직접 진단받기도, 남에게 털어놓기도 어려운 질병 중 하나일 것이다. 치질이 생기는 예민한 부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입에 올리기 민망하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치질은 40대부터 흔히 나타나며, 50세 이상에서는 적어도 두 명 중 한 명은 앓을 정도로 자주 볼 수 있는 질환이다. 김성철(52) 한강외과 원장은 현대에 들어와 식습관과 생활 방식 등이 변하면서 치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옛날에도 치질이 있었지만, 요즘은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나 과도한 음주, 오래 앉아있는 생활 방식 등으로 인해 치질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특히 치질은 노화 과정과 연관이 많아서 나이가 들수록 더욱 관리가 필요하다. 젊었을 때 괜찮다고 해서 나이 들어서도 괜찮을 거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0대도 치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전 영향을 많이 받는 치질의 특성 때문에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는 10대 청소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원장은 "유전적으로 치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인대가 약한 사람들이 있다. 부모가 이미 치질로 고생한 경우 자녀들도 대개 그렇다"며 "10대 환자는 되도록 수술하지 않도록 권장하는 편인데, 심한 경우엔 어쩔 수 없이 진행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특히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창피함이 병을 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몸이 불편하면 빨리 오셔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피가 나도 계속 방치했다가 직장암이 늦게 발견되는 등 안타까운 사례들이 꽤 있었다"며 "창피하다고 병원 방문을 지체하면 오히려 병을 키우는 상황이 된다. 요즘은 서로 민망하지 않게 진료하고 있으니, 걱정 말고 치료받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치질은 변비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변비에 걸리지 않게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원장은 예방 방법으로 야채 위주의 식단과 꾸준한 장 운동, 올바른 배변 습관 등을 들었다. 그는 수영이나 등산 등 전신 운동도 좋지만, 장을 직접적으로 출렁이게 하는 줄넘기가 특히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또한 다양한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 `나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두 끼, 적으면 한 끼를 먹으면서 식이섬유 절대량이 부족해졌다"며 "일부러 채소를 찾아 먹는 경향도 있지만, 사실 나물을 챙겨 먹는 게 좋다. 보통 한 접시가 10g이면, 세 접시는 먹어야 하루 섭취량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원장은 변기에 오래 앉아있는 `지연성 배변`은 치질과 변비에 `직격탄`이라며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억지로 변을 보기 위해 10분 이상 앉아있으면 항문에 무리가 간다는 것이다. 그는 "10분 이상은 절대 피하고 가급적 3분에서 5분 안에 해결해야 한다"며 "덜 본 것 같아도 일단 나갔다가 다시 시도하는 게 좋지, 한 번에 다 보려고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변을 볼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 봐도 배변 활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부연했다.

대전 중구 오류동에 위치한 `한강외과`는 30여 년간 치질과 치루 등 대장항문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뤄왔다. 위·대장내시경을 통한 소화기 질환 치료와 변비 등 배변 과정에 대한 장애 조기 진단까지 총망라하며 대장질환 치료의 전통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환자들과의 유대를 위한 편안함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1999년 병원에 합류할 때부터 본 환자들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찾아온다"며 "`편안하다`는 이유에서인데, 30년 노하우가 축적되다 보니 환자들의 상태나 요구를 잘 이해하고, 더 배려해줄 수 있다는 게 우리 병원만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성철 원장은 충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아산병원에서 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분당서울외과에서 부원장을 비롯해 대전선병원에서 대장항문외과 과장을 지냈다. 서울아산병원 외래임상강사, 대장항문학회평생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장진웅 기자·김소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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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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