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부경찰서 도마지구대 김정수 경위

대전서부경찰서 도마지구대 김정수 경위
대전서부경찰서 도마지구대 김정수 경위
술에 빠진 채 살던 한 시민에게 경찰이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경찰이 알코올 중독과 주취 소란 등으로 눈총을 받던 한 시민을 끈질긴 권유와 설득 끝에 알코올 중독 심리 치료를 받도록 도움을 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초 대전서부경찰서 도마지구대에 발령받은 34년 경력 김정수 경위는 최근 주변으로부터 60대 상습 주취자 A 씨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됐다. 호기심이 발동한 김 경위는 A 씨 관련 신고 내역 등을 확인해 본 결과 지난 1년 동안 A 씨가 주취 소란 등으로 모두 100여 건에 달하는 주민 신고가 접수돼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쉬는 날이면 술에 취해 도로 중앙선에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수신호를 해 교통사고 발생 우려 등 소란을 일으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매번 반복되는 신고를 처리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다른 직원들을 보며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소하고 싶었던 김 경위는 동료대원과 함께 A 씨 집을 방문, 집 앞에서 A씨를 만났다.

A 씨는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이미 맥주를 마신 상태였다. 김 경위는 그런 A 씨에게 "새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면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자고 권유했다. A 씨는 "전력에 남는 것 아니냐"고 완강히 거부했다. 이어 A 씨는 "보험을 들 예정인데 치료 기록이 남으면 보험도 못 드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김 경위는 1시간 가량에 걸친 권유와 설득 끝에 또다시 만나기로 했다.

김 경위는 최근 도마지구대에 모습을 드러낸 A 씨와 함께 인근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를 찾아갔다. 김 경위는 "A 씨가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다 보니 고독감을 크게 느꼈고 그 때문에 술을 먹는다고 했기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상담을 받은 A 씨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혼자 사는 외로움에 잠들기도 어렵고, 술에서 깨면 후회스럽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새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며 김 경위 등 경찰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며 치료에 열중하고 있다.

장진웅 기자·김범진 수습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진웅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