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용 대전을지대병원 원장

대전을지대병원 김하용 원장은 오는 23일 개원 40주년에 앞서
대전을지대병원 김하용 원장은 오는 23일 개원 40주년에 앞서 "항상 사랑과 격려를 보내준 지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직원을 비롯한 환자와 보호자·지역민 모두가 `내 가족에게 치료를 권하고 싶은 행복한 병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신호철 기자
"지난 40년 동안 지역 밀착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의료계 발전을 위해 전념해 왔다.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잊지 않고 고객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온 덕분에 오늘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대전을지대병원 김하용(59) 원장은 오는 23일 개원 40주년을 맞아 "을지대병원 발전을 위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지역민들이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항상 사랑과 격려를 보내준 지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을지재단 설립자인 고(故) 박영하 박사의 신념과 철학대로 `인간 사랑,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40년 전 당시 대형병원이 없던 대전에 터를 잡았다고 대전과 을지대병원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지난 1981년 대전 중구 목동에서 시작해 2004년 둔산 시대를 열며 지역 내 대표 의료기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수도권의 대형병원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의료진을 비롯해 최신 시설·장비를 갖춤으로써 지역의 의료 수준을 끌어 올리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해 왔다.

대전을지대병원은 둔산으로 이전한 뒤 중부권 최초로 암에 관한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김 원장은 "당시 암 조기 발견 장비와 첨단 치료 장비가 수도권에 집중된 탓에 지역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었는데, 이후 우리 병원에선 분야별 암 전문 의료진들을 속속 영입하고 `다빈치 수술 로봇`이나 `감마나이프` 등을 앞서 도입하면서 지역민을 위한 암 치료를 선도해 왔다"고 소개했다.

수술 로봇의 경우 지난 2009년 중부권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지역 최다 수술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김 원장은 "로봇 수술은 의료진의 이해도와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결국 의사가 직접 조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최초·최다 시행이라는 지표가 곧 경험과 노하우를 증명하는 길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노력들이 지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전 지역 유일 권역외상센터도 대전을지대병원의 자랑거리라고 밝혔다. 최근 생사의 문턱을 오가는 상황에 놓인 전기톱 사고 환자가 대전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생명을 구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지난 2015년 11월 개소해 6년째 운영 중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나 추락, 산업·자연재해 등으로 다발성 손상, 과다출혈 등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다양한 중증외상환자를 즉각 치료하기 위해 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등 외상전문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대기 근무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높은 업무 강도뿐만 아니라 매 순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심적 부담과 외과 기피 현상까지 겹치며 전국적으로 외상전문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도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고귀한 생명의 끈을 잇는 데에 따른 사명감이 적지 않다"고 권역외상센터 운영 이유를 밝혔다. 김 원장은 이어 "센터의 열악한 운영 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니면 다음은 없다`는 책임감과 지역민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각종 사건 사고로 중증의 심한 외상을 입은 지역 환자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온 정성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올초부터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도 맡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민간병원으로서 기피할 수 있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역사회 감염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다"며 "자진해 전담병원 신청을 했고 기준을 모두 충족한 상태로 지난 1월 15일부터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전담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간호 인력을 외부에서 지원받지 않고 병원 교직원들로 자력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맞서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을지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연계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 병원은 항상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며 "개원 당시부터 지역의 무의촌과 농어촌, 도시 영세민 등 의료 취약 지역을 순회하며 무료진료를 실시해 왔다"고 말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지난 1994년에 의사와 간호사 등 60여 명으로 `을지의료봉사단`을 꾸려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 이웃에 대한 무료 진료를 비롯해 수술과 간병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김 원장은 "당시 병원 예산의 2%에 달하는 자금을 들였고 이것이 오래도록 의료계 전체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앞으로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오는 6월 대전을지대병원에 노인의학센터(가칭)가 문을 여는 것이다. 김 원장은 "노인 환자가 진료를 받으러 오면, 정형·심장내과·당뇨 등 여러 과를 다녀야 하는데, 그런 진료과목을 한데 모아서 한 번에 진료가 가능하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병원에 노인 의학 전문의 2명을 중심으로 지역 내 노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대전을지대병원 직원을 비롯한 환자와 보호자·지역민 모두가 `내 가족에게 치료를 권하고 싶은 행복한 병원`이 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더 나은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 믿음과 신뢰를 주는 병원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면서 "지역과 지역주민이 없는 대전을지대병원을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 병원이 없는 지역을 떠올릴 수 없도록 지역과의 상생을 잊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나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원광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지난 1997년 을지대 의대 개교와 더불어 을지가족으로서 25년 동안 함께 하고 있다. 을지대병원에서 인체동작분석연구소 소장, 진료부장, 정형외과 교수와 을지대 의과대학 의학과 정형외과학교실 교수 등을 지냈다. 소아 정형 분야 명의로, 뇌성마비·사지 변형 등 보행 장애 치료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2-2003년 뇌성마비 보행 분석과 치료로 유명한 미국 포틀랜드 슈라이너 아동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대담=정재필 취재2부장·정리=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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