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대 광역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고 대전과 주변부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며 각종 편의시설이 두루 갖춰진 `복합` 터미널 아니었나. 화수분이 아닌 이상 예산을 마구 퍼다 쓸 수도 없고 쓴 만큼 채워 넣어야 할 것이다. 재정의 제로섬(zero-sum)을 맞추기 위해 기본 기능만 제공하는 어정쩡한 규모의 터미널이 만들어지고 어중간한 수준으로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할 공산이 크다. 11년 동안 쌓인 복합개발의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다시 민간공모로 추진한다고 가정하면 사업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참여기업의 입찰자격도 강화해야 한다." 직전 민간공모가 무위로 돌아간 지난해 9월 대전시 고위공무원이 한 말이다. 민간의 요구와 정확히 일치한다. 공영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게 6개월 전인데 돌이키자니 너무 늦은 것 같고, 재차 민간공모를 한다고 해서 순항하리란 보장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일 테다. 그렇다고 공공성과 경제성 사이에서 애매하게 줄타기하며 이도저도 아닌 볼품없는 터미널을 짓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오히려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문승현 취재3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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