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아동복지단체 정기후원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된 탓이다. 여기에 방역수칙 강화로 대면 행사와 지원 사업이 어려워진 것도 한몫을 담당했다.

자선단체와 복지기관 등 비영리기관·단체의 경우 재정수입 중 50% 이상은 기획재정부령에 따라 개인 회비·후원금 등으로 구성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지난해 전체 수입 중 81.6%가 기부금품이었다. 굿네이버스의 경우 수입의 67.9%는 회비, 15.5%는 기부금품으로 운영된다.

이들 단체들에 접수된 후원금은 의료·교육 지원, 자립능력 강화, 주거환경 개선 등 아동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공익 사업에 사용된다.

공익경영센터 비영리거버넌스연구소가 지난해 비영리단체 리더 1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비영리단체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연간 계획 대비 활동이 위축됐다는 반응이 90.6%로 집계됐다. 리더들의 61.5%는 재정 수입이 감소했고, 84.6%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부에서 특별한 지원을 받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이후 후원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연간 복지 활동 계획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기후원자가 9000명 대에서 8000명 대로 감소했다. 교육 멘토링 등과 같이 대면이 필요한 참여형 지원사업이 중단돼 관련 후원도 대폭 줄었다.

굿네이버스 대전세종지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전엔 소상공인·가게 단위 후원도 많았지만, 뚯하지 않은 직격타를 맞다 보니 지역사회 내 후원은 위축된 상황"이라며 "기존 후원자 유치와 동시에 신규 후원자 발굴에 힘쓰고 있지만, 경기가 어렵다 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명인들이나 코로나19 관련 민간 기부 등으로 후원 총액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시후원으로 확보되는 수익이 다음 해에도 보장될 지는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일시후원으로 목표 금액을 채우고 있지만, 유동성이 있어 다음해 지원 범위 확장을 기약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다 다양한 활로를 찾기 위해 후원자 발굴, 지원 사업에 있어 비대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아동복지기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면으로 이뤄지는 자원봉사가 사실상 금지됨에 따라 후원마저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일시후원으로 인한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워 의료·교육 등 필수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예산이 빠듯하다. 이마저도 아동이 처한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가 배정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양승연 대전아동복지협회 회장은 "대면 금지로 아르바이트도 어렵고, 가족과의 교류도 제한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늘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아동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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