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용 경기대 평생교육원 초빙강사
최상용 경기대 평생교육원 초빙강사
최근 코로나19 시대에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을 상징하는 색인 블루(Blue)가 조합된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인해 각 개개인이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한다. 이러한 `코로나 블루`가 유행하게 된 이유에는 각 개인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갑갑함을 느끼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우울감 증폭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한된 미디어를 통해 외부의 정보를 수용하고, 이에 대한 분노와 우울, 자신만의 고립에 빠지면서 `코로나 블루` 증상이 심화되기도 한다. 특히 사실과 괴리되는 가짜뉴스나 특정 사실을 왜곡해 전달하는 편파정보 등이 외부와의 단절된 개인의 사고체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어 우울감을 극대화시키고 개인을 더욱 고립시킨다. 이는 자신만의 잘못된 세계관과 아집을 형성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인별 미디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편향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이에 따른 사고가 공고해진다. 이들은 잘못된 정보와 편향성으로, 점점 더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공고히 해나간다. 그래서 유독 최근에 다른 사람들과 대면할 때면, 자신만의 가치와 신념, 그리고 알고 있는 사실만을 진실로 믿고 주장하는 주변 이들을 자주 마주치기도 한다.

우리는 식견 좁은 사람을 일러 `우물 안 개구리`, 즉 정중지와(井中之蛙)라 한다. 제 눈에 비춰진 세계만을 절대라고 고집하는 모습이 꼭 우물 안 개구리를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우물 안 개구리로 생활하고 있다. 스스로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일이 없고 나만은 아니라고 믿고 살겠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다 자신만의 관념의 틀 속에 갇혀 있기에 각 개인은 일정부분 자신만의 우물 속에서 살아가는 우물 안 개구리라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블루 시대 우리의 사고는 강제로 우물에 담겨진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밖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물 안 개구리는 자족하며, 고립의 의미조차 모를 뿐 아니라 알 필요도 없다. 장자는 <추수>편에서 `우물 안 개구리는 한곳에 갇혀 살기 때문에 바다를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여름 벌레는 한철에 매여 살기 때문에 얼음 이야기를 할 수 없으며, 마음이 굽은 선비에게는 한 가지 가르침에만 얽매여 살기 때문에 도(道)를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장자는 개개인의 아집과 편견은 결국 좁은 안목과 자기 집착, 자기 편견의 작은 세계관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임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사는 방식만이 옳고 정당하다는 사고는,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산다는 뜻을 잊어버린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좁은 편견에 기반한 이기적 삶의 정신이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위에서 함께 사는 법칙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법도 존재하는 것이고 법보다 높은 윤리나 도덕같은 관념도 인간으로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방식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러기에 흔히 더불어 산다는 말을 하지만 나 혼자 세상을 살 수 없는 것이기에 더불어 사는 방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를 면하는 첫걸음은 바깥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다. 우선 바깥세상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하며 이를 하나의 체계적 지식으로 엮어, 쌓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모두가 다양한 수준에서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교감해 하나의 공유지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영상 통화, 독서, 화상 회의 등 비대면 방식의 정보 수용 및 커뮤니케이션으로 타인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체득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는 우리에게 우물 속 환경을 조성했지만,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의식적으로 더욱 바깥세상 혹은 타인에 대한 교감과 이해를 넓혀야 한다. 코로나19 시대, 우리는 자신의 식견이나 경험만을 전부라고 믿고 고집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말고, 정와(井蛙)의 편견(偏見)에서 벗어나, 늘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개방적 자세로 수용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최상용 경기대 평생교육원 초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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