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주사
◇허가범위 외 사용 의약품=비타민 주사는 약품의 치료 효과가 임상 절차 등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허가범위 외 사용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정맥 주사로 투여되는 비타민 주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특정 질환에 대한 효과 부분에서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사용 허가를 받은 의약품으로서 불법은 아니다.
◇`효과 있다`vs`효과 없다`=비타민 주사 효과를 둘러싸고 의료계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주로 과다 투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과 결핍증 예방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야외 활동량 감소 등에 따라 비타민 D 결핍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비타민 D 주사를 권하는 병원이 적지 않은데, 주사로 비타민 D를 보충할 경우 과다 투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권고하는 비타민 D 하루 권고 섭취량은 400-600IU(비타민 활성·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비타민 D 주사는 1회에 10만 IU 이상 근육에 투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고량과 약 16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주사로 놓인 비타민 D는 수개 월 동안 조금씩 혈액 속으로 분비되는데, 일정한 양이 아닌 과도한 양이 나오면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용성인 비타민 D는 과축적 시, 칼슘 흡수가 촉진되면서 혈중 칼슘 농도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설사나 변비 또는 근육통과 피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신장 손상과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의료계 한 전문가는 "비타민 D는 달걀노른자나 생선 등 음식물로 섭취할 수도 있고 대부분 햇빛에 몇십 분 노출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경구용 비타민제로 적정량을 흡수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비타민 D 결핍 증상이 심각한 게 아니라면 당장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비타민 D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에겐 비타민 D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경구용 약 복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겐 1회 주사로 최소 3개월 정도 효과가 있는 비타민 주사가 결핍 증상에 따른 각종 질환 발생보다 이득이 많다는 것이다.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비타민 D의 대표적인 기능은 체내 칼슘 흡수를 돕는 것인데, 결핍 시 뼈의 밀도가 낮아져 쉽게 부러지고 휘어지는 골연화증을 겪을 수 있다"며 "세포의 성장과 면역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에 비타민 D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타민 주사를 통해 결핍을 예방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한 일반인에겐 효과 미미=피로 회복에 비타민 C 주사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실험이 진행된 바 있다. 결론적으론 비타민 주사를 맞은 그룹이 맞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목할 점은 참여자 가운데 체내에 비타민 수준이 부족한 사람에겐 피로 회복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비타민 수준이 충분한 사람에겐 변화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비타민을 주사로 맞을 경우 피로를 회복시킨다는 충분한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평소 체내에 비타민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비타민 주사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일반인에게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비타민 주사 효과도 짧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주사보다는 매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 게 경제적이나 건강적으로도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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