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탐방] 우리안과

민병무 대전 우리안과 원장은
민병무 대전 우리안과 원장은 "환자들에게 최고·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은 의학자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소연 기자
라식·라섹과 같은 레이저 시력 교정과 백내장 수술 등을 받은 후 빛 번짐, 눈부심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쁜 각막의 형태 때문인데, 수술 전 각막의 상하좌우 두께 편차가 크면 각막 후면에 곡률 불규칙이 발생한다. 이때 각막을 통과하는 빛의 굴절 각도가 혼잡해지면서 이미지가 겹치는 복사현상, 눈부심 등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 수술 직후엔 괜찮다가 수정체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30대 중반 이후부터 이 같은 증상들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 `우리안과` 민병무(69) 원장은 "각막의 두께는 사람마다 다르다. 두께의 편차가 있는 것"이라면서 "편차를 무시하고 똑같이 깎아놓으니 얇은 각막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잇따라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지난 2015년 `Laser Asymmetric Keratectomy(LAK)`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 수술법은 각막의 두께 편차를 없애 안압으로 굴절 편차를 제어하는 정량적 비대칭 각막절삭 기술이다. 라식·라섹과 백내장·녹내장 수술 후 안압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빛 번짐과 각막건조증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련 질환이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방식의 사후 관리에 그쳤다면, LAK수술로 완치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민 원장은 "해외 유수의 연구진과 함께 부작용 사례를 집중 분석하면서 각막 형태 분석 프로그램인 `Vision Up`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됐다"며 "이를 활용해 비대칭 각막을 조정하는 LAK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LAK수술은 라식·라섹, 백내장 등 수술 후 교정 시력이 안 나오거나 시력 이상 또는 각막 건조증이 치료되지 않는 경우, 또한 각막이 얇은 원추각막 환자의 시력 이상증과 해결책이 없어 RGP렌즈를 불가피하게 착용해야만 했던 각막 이상증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LAK수술 300례를 진행했다. 그는 그중에서 LAK 수술로 탁월한 효과를 본 환자를 떠올리며 연구에 대한 보람과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엑시머레이저 라식수술을 27년 전에 받은 50대 남성이 찾아온 적 있었다. 시력이 0.4밖에 되지 않고, 빛 번짐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분인데 서울 소재 대학병원과 주요 안과 등에서 진료를 받고 인공눈물을 처방받았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면서 "대전에 와 LAK수술을 받은 후 시력이 0.8로 좋아졌고, 빛 번짐이 90% 이상 개선되면서 환자와 담당의인 나 모두 무척 뿌듯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LAK수술이 사람마다 형태가 다른 각막을 다루기 때문에 가벼운 수술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각막 또한 형태가 달라 생체 역학적,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사람마다 수술량, 수술부위·경과 등이 모두 달라 개별적 정밀 분석과 상담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현재까지 SCI(과학기술분야계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6개의 논문 외 각막과 관련된 또 다른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꾸준히 학문 기술 연구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환자들에게 최고·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의학자의 소명이라 생각한다"며 "집안의 선배의사 형님이 83세까지 소아과 의사로 열심히 진료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자식들도 의사이니 나로서도 꾸준한 학문과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 후대에 넘겨줄 유산이라 여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원장은 충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충남대병원에서 안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같은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지난 1995년부터 충남대 의대 안과 주임교수와 의공학 연구소장, 충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냈으며, 2002년부터 우리안과를 개원해 대표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진웅·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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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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