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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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는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서 질환을 앓고 있음을 고백하면서 흔히 `연예인 병`으로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극도의 두려움을 겪으면서 발작 또는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는 비단 연예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약 10만 명이 공황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았는데, 그 규모가 5년 뒤인 2019년에는 60% 증가한 약 16만 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정성훈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공황장애에 대한 증상과 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공황장애란=천재지변, 전쟁, 사고, 범죄 등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접하게 되면 극도의 공포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극한적인 상황이 아닌 일상에서 공포 반응이 나오고 계속 원초적 공포 반응이 발동된다면 공황장애로 볼 수 있다. 다만, 공황발작과는 구분해야 한다. 공황발작이란 이유와 무관하게 극도의 공포감이 갑자기 밀려와 수 분 내에 최고조에 이르다가 20-30분 뒤 정상으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이러한 공황발작이 반복되거나, 발작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야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증상=환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호흡기 증상 여부로 나뉜다. 호흡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환자들은 `숨이 콱 막힌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도가 막힌 게 아니지만,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팔다리가 저리면서 심하면 사지에 경련이 일어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심장마비와 같다`고 표현한다. 가슴이 꽉 막히고 통증이 느껴지며, 심장이 계속 방망이질하듯 뛰어서 `이렇게 해서 죽는구나`라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 밖에도 구토가 느껴진다거나,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사람들 앞에서 소대변을 실수할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치료=잦은 발작을 막기 위해선 초기에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잘 참아보라고 해도 발작이 반복되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우울증 약제나 신경안정제 계통이 공황발작을 줄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증상과 상관없이 약을 먹어야 한다. 약 복용 시 발작 횟수가 상당히 줄어든다. 이후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줄어들면 필요할 경우에만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들은 정작 공황발작이 더 나타나지 않아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작이 처음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땐 기약 없이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에는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상황을 자꾸 접해보도록 격려한다. 약물 복용 중이라 전과 같은 심한 발작은 발생하지 않는다. 두려워하던 상황을 접하면 다소 불안이 되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견뎌내지 못하면 평생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공황장애란 발작 자체를 병이라 칭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 자체를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피하려 하는 마음 상태를 칭하는 것이다. 공황장애는 두려움의 병인 것이다.

정성훈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공황 환자들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며, 대인공포와 사회공포를 동반하고 있다"며 "컴퓨터와 핸드폰 액정화면만 들여다보면서 살게 됐고 코로나19 사태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서 더더욱 사람과 맞부딪혀 스스로를 단련시킬 기회를 잃게 됐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아가 사람과 상대해야 할 때 급격한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황장애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정 교수는 "매일 아침 용기를 내어 무의미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고, 주위의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선의를 나눈다면 공황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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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성훈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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