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이 지역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호철 기자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이 지역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호철 기자
대담=맹태훈 취재3부장 겸 세종본부장

"세종시에는 기업인들이 한 데 모일 구심점 없다." 최근 초대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에 오른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이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던진 화두다. 세종에는 스마트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세종벤처밸리산단·스마트그린 산단 등 산업단지가 활발히 조성되고 있지만, 이곳에 입주할 기업들이 모여 각종 회의와 포럼 등을 개최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각종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는 세종시에 전국 기업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논할 공간이 없다"며 "수도권에선 이 같은 역할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도맡아 하고 있다. 세종상의 역시 회관 건립을 통해 지역을 방문하는 기업인들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관 건립을 통해 지역 기업인들을 한 데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회관 건립을 임기 내 마무리 짓지 못 하더라도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기틀을 마련해 놓겠다"고 피력했다.

이 회장은 2018년 세종상의 초대 회장을 맡아 상의를 이끌었으며 임기가 끝난 지난 5월 2대 회장에 추대, 연임에 성공했다. 초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에도 의원 전원 동의하에 2대 회장에 당선됐다. 자타공인 `지역 경제에 정통한 인물`인 것이다.

이 회장은 초대 회장직을 수행한 지난 3년간의 임기 동안 회원사 권익 향상을 위해 발로 뛰고 세종상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지역에는 연기군 시절 토착기업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신생 기업이 자리잡고 있지만 기업 간 화합을 주도할 구심점이 없었다. 이에 세종상의가 출범, 지역 경제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세종경제포럼을 비롯해 기업인의 날, 세종신년교례회, 기업인 골프모임 등 비즈니스 교류의 계기를 만드는데 주력해 많은 기업이 회원의 활동을 이끌어 냈다"며 지난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이 회장 개인 신변에도 변화가 있었다. 제조업 기업인에서 벤처 캐피탈 투자 기업인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회장직으로 있던 `이텍산업`을 매각하고 `엠비피`라는 투자 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지난 30년간 몸 담아온 제조업 회사를 정리하고 투자법인을 만들었다. 직접적인 제조 활동은 못 하더라도 투자 가치가 있는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벤처 캐피털 회사를 세운 것"이라며 "여러 기업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기업인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사회 흐름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 환경에 정통한 이 회장은 세종이 `행정수도`의 위상에 비해 경제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경제성장을 위해 기업유치를 끌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지역 근로자 정주 여건이 악화돼 지역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세종시는 정부부처와 각종 공공기관을 비롯해 국회의 이전이 예고된 실질적인 행정수도인 반면 기업이 턱 없이 부족해 경제적 자립도가 떨어진다"며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대기업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강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 이전과 근로자 정주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기업체 근로자를 위한 혜택은 전무하고, 읍면지역의 대중교통과 기숙사 여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며 "기업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주거와 기업활동이 가능한 복합산업단지를 개발하는 등 기업들이 지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역내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미래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도 내놨다. 세종시는 2012년 출범 이래 급격한 인구 성장을 이뤄놨지만, 최근 상승세가 차츰 꺾이고 있다. 특히, 일자리·주거 등의 문제로 청년 인구의 역외 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청년은 구직난, 지역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는 전형적인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도심 외곽 산업단지에 위치해 열악한 대중교통·정주여건으로 이직률이 높아 기업의 경쟁력을 악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산업과 기업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을 기업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채용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 청년 근로자의 정주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 사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회장은 세종상의를 지역 기업과 인재를 연결하는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열정 가득한 스타트업 기업이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 회장은 "세종시는 전국 그 어느 지역에도 견줄 수 없는 희망의 도시다. 세종상의는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체로서 지역 기업이 온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며 "코로나19와 각종 규제에 기업환경이 매우 어렵다. 지금도 묵묵히 산업현장을 지키는 지역 기업을 위해, 단 하나의 회원사라도 도움되는 일을 찾아 실행에 옮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은

1959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2012년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역임해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2018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세종으로 터를 옮겨 세종상공회의소 초대 회장직을 수행했다.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세종상의의 입지를 넓힌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2대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1994년 1세대 특장차 전문 제조업체인 이텍산업을 세워 제설 차량 부문 1위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이텍산업을 매각한 뒤 현재는 벤처 캐피탈 투자회사인 엠비피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리=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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