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대전일보 공동기획] 교통안전·통행속도 두 마리 토끼 잡은 안전속도 5030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 4월부터 전면 시행된 `안전속도 5030`이 도로교통 안전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효과를 보이면서다.

출퇴근시간 교통체증을 우려한 반대여론도 적지 않았지만 실증조사 결과 시행 전·후 통행속도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빨라진 구간도 있어 그 효율성은 보다 입증되고 있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도심부의 차량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30㎞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정책이다. 주행속도가 낮아질수록 보행자의 사망·중상 확률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각종 연구와 해외사례에 기인했다.

해외 연구 결과 60㎞/h 주행 중 차량과 보행자가 충돌할 경우 보행자 10명 중 9명이 사망하는 데 반해 속도를 50㎞/h로 낮추면 보행자 10명 중 5명만 사망하는 등 사망 확률이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2018년 1년 동안 경찰청 주관으로 전국 68개 구간(총 125㎞)에서 시범운영한 결과, 전체 사고 건수는 13.3%, 사망자 수는 63.6%나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속도를 시속 10㎞만 줄여도 충돌 시 보행자 중상 가능성은 20%, 교통사고 사망자는 최대 24%, 제동거리는 25% 감소한 것이다.

대전지역에서도 같은 효과가 증명됐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9개월 동안 한밭대로, 대덕대로, 대둔산로 세 구간을 중심으로 안전속도 5030을 시범운영한 결과 교통사고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450건에서 392건으로 줄어들면서 12.9% 감소했다.

올 4월 17일 정식 시행 이후에도 한 달 동안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교통사고 건수는 618건에서 569건으로 7.9%가 줄었고, 사망자 또한 5명에서 2명으로 60% 대폭 감소했다. 부상자는 938명에서 770명으로 17.9% 낮아졌다.

특히 5명이 사망했던 2020년의 경우 `차대 사람` 사고였으나, 올해 2명은 `차대 차` 사고로, 보행 사망자는 없었다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출퇴근 시간대 차량 흐름도 시행 전·후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빨라진 구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발표한 안전속도 5030 시행 1개월 효과분석 결과를 보면 심야 시간대의 평균 주행속도가 낮아지면서 사고 위험은 줄었고, 출퇴근 시간대는 차량 흐름이 개선되면서 주행속도가 빨라졌다.

구간별로 보면 서울 고산자로의 경우 출근시간대인 오전 6-7시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1.7㎞ 올라갔고, 광주 상무중앙로도 출근 시간인 오전 8-9시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5.3㎞ 상승했다. 이런 결과는 울산 태화로, 원주 북원로, 천안 서부대로 등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 또한 오전 7-8시 출근시간 동안 대덕대로 차량 흐름이 시행 이후 오히려 0.4%가 상향됐다. 계룡로 등은 출근시간에 평균 주행속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실증검사 결과 1-2분에서 많아야 4분 정도 차이였다.

손해보험협회 대전센터는 "차량속도 제한으로 교통체증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지만, 시속을 단 10㎞만 줄여도 사고 위험성과 보행자 사망사고 감소에 큰 영향을 준다"며 "앞으로 잘 정착이 된다면 교통사고와 보행자 사망사고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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