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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탁 칼럼] 이준석 신드롬 한 달

2021-06-24 기사
편집 2021-06-23 07:05:41
 은현탁 기자
 hteu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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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 동영상 접속 폭주
'너를 위해' 패러디 연설 압권
만연한 구태정치에 弔鐘 울려

첨부사진1은현탁 논설실장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단연 이준석 현상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어온 이준석 돌풍은 한 달째 식을 줄을 모른다. 야당에서 시작된 바람이 정치권을 끌어가고 있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정치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현상의 주인공 이준석을 잠깐 살펴보자.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첫 출근을 하는 이 대표의 모습부터 파격이었다. 백팩 차림을 하고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여의도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했다. 이 30대 정치 지도자는 취임 첫 공식 행보로 대전현충원의 천안함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고, 곧바로 광주 건물 붕괴현장을 찾았다. 당 대표가 되면 으레 서울현충원부터 참배하는 뻔한 스케줄을 버리고 의미 있는 곳을 찾았다. 보수는 영남부터, 진보는 호남부터 찾는 정치 관행도 깨 버렸다. 꼰대 정치, 지역주의로 상징되는 보수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직접 SNS로 실시간 대응하고, 공천 후보자를 대상으로 자격시험까지 치르자고 한다. 당 대표가 지역을 방문할 때는 흔히 립 서비스로 지역 현안에 대해 한 마디씩 남기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가수 임재범의 히트곡 '너를 위해'를 패러디한 대표 연설은 압권이다. 연설 말미에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도전에 국민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준석의 눈물을 담은 대전현충원 참배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순식간에 접속자 4만 명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광주도 이준석 돌풍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호남에서는 20-30대의 국민의힘 입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현상이 20-30대를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고, 수도권이나 지방, 영호남 가릴 것 없이 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변화에 대한 오랜 갈증이 만들어 낸 필연적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절대 변화하지 않으려는 정치권에 날린 국민들의 경고장이 아닐까 싶다.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 들어 진영 논리만 내세우며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정치권에 신물이 났다. 집권 여당의 무능과 내로남불은 이준석 현상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국민들은 조국 사태와 LH 사태를 겪으면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본 듯하다.

정치권은 어느새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잘못으로 반사 이익을 보는 세상이 됐다. 선거는 누가 누가 더 못하는지 가려내는 패자들의 부활전이 되고 말았다. 지난 4.7 재보선은 범 여권 180석만 믿고 오만방자했던 집권당에 회초리를 든 선거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4.15 총선은 대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미래통합당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이다.

이준석 현상을 놓고 세대교체의 신호탄, 정치 변혁의 열망, 20-30대의 통쾌한 반란, 586세대에 대한 경고 등 해석이 분분하다. 뭐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강력한 주문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흔한 질문이지만 왜 하필 다선 중진이 아닌 36세 0선을 제1 야당의 대표로 뽑았을까. 국민들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치인으로 MZ세대를 대표하는 이준석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개인이 좋아서 라기보다는 이 시대에 맞는 변화의 아이콘을 찾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 대표는 24일로 대표 취임 2주가 됐음에도 여전히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그의 날갯짓은 한차례 돌풍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석 현상을 통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거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태 정치에 조종(弔鐘)을 울리고 있다. 은현탁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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