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건설공사 지역수주 최하위 수준
강제할 수 없는 민간부문 수주가 관건
건설업계 관리감독 충남도 역할 주문

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얼마 전 건설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충남의 건설공사 지역업체 수주율 고민이 나왔다. 답답한 수치를 보면 이해할 만한 내용이다. 2019년 충남도 건설공사 지역업체 수주율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5위로 최하위권이다.

충남도와 지역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기, 통신, 소방, 가스, 난방을 제외한 2019년 충남도 내 건설공사(종합+전문) 규모는 15조 2455억 원(공공 5조 3991억 원, 민간 9조 8466억 원)인데, 지역업체 수주금액은 4조 2900억 원(공공 2조 4111억, 민간 1조 8789억)에 불과했다. 지역업체 수주율은 28.1%(공공 44.7%, 민간 19.1%)다. 나머지는 타 지역 몫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수주율 43.2%(58.2%, 36.6%)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서울시 66.4%(69.3%, 65.7%), 제주도 58.5%(76.2%, 50.5%), 전북도 57.9%(66.9%, 48,7%), 부산시 56,6%(72.1%, 48.3%), 경북도 51.1%(59.3%, 40.7%) 등 상위 5곳이 50%를 넘겼지만 충남을 비롯, 세종시 27.6%(26.2%, 28.6%), 인천시 22.6%(48%, 16.4%) 등 하위 3곳은 30%를 밑돌았다.

충남 15개 시군별 지역업체 수주율 편차도 크다. 예산군 66.5%(63.2%, 70.5%), 청양군 59.7%(66.6%, 45.5%), 태안군 56.4%(65.8%, 39.5%)에 비해 당진시 22.1%(37.6%, 15.4%), 아산시 18.1%(20.6%, 16.5%), 서산시 12%(74.8%, 5.9%)로 상·하 3곳의 지자체별 차이가 컸다.

2020년도 2019년과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최종이 아닌 잠정치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지난해 충남의 지역업체 수주율은 33.1%(57.7%, 19.3%)로 2019년보다 5%가 느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지역업체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공공부문이 2019년 44.7%에서 지난해 57.7%로 상승하면서 발생한 효과로 분석된다. 강제 조항이 없는 민간부문은 19.1%에서 19.3%로 0.2%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자료를 분석하다 보니 충남 15개 시군 중 3곳이 눈에 띈다.

2019년 충남 15개 시군 중 지역업체 수주율 1위를 차지했던 예산군의 경우 2020년은 20.6%(66.5%, 6.3%)로 곤두박질쳤다. 예산군은 민간부문 발주액이 2019년 1919억 원에서 2020년 8515억 원으로 대폭 상승했지만 지역업체 참여는 전무, 수주율이 급감했다.

반면 서산시는 35.9%(72.7%, 24.2%)로 2019년 12%보다 약 24% 정도 늘어났다. 민간부문이 2019년 5.9%에서 24.2%로 증가했는데, 2019년 민간부문 발주액이 3조 526억 원이었으나 2020년 7639억 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다시 말해 발주금액이 줄어들다 보니 수주율 상승효과를 본 것이다.

금산군은 2020년 79.5%(90.2%, 13.9%)로 2019년 35.2%보다 2배 이상 높아져 지역업체 수주율 1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산군도 민간부문은 2019년과 차이가 별로 없지만 2020년 발주금액 5078억 원 중 공공부문 4368억 원(86%)으로 대부분을 차지, 지역제한 입찰적용으로 수주율을 끌어올렸다.

결국 민간부문 대규모 공사에 지역업체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 당해 연도 민간공사 규모의 차이가 전체 수주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민간부문 발주금액이 높을수록 수주율은 반비례하는 구조다.

민간부문 건설에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충남도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주문해 온 건설업계다. 이들은 충남도가 지난해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지역 수주율 개선 TF팀`을 구성하는 등 신경을 쓰면서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 안방에서 일감을 뺏기는 심정이야 오죽할까. 단도직입적으로 타 지역처럼 `우리가 남이냐`란 말을 하고픈 건설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박계교 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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