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시내버스-전철 환승정책
동상이몽으로 반쪽짜리 정책되나
양 시, 갈등 해소 못하고 계속 엇박자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천안시와 아산시가 시내버스·전철 환승 정책 도입을 놓고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됐다.

2005년 수도권 전철 천안 연장 후 16년 만에 만든 환승 정책의 결과물이 적잖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천안시는 천안형 환승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내버스와 수도권 전철의 환승을 시행할 계획이다.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수도권 전철 이용객 누구나 천안지역 시내버스 이용 시 환승요금이 적용된다. 환승시 소요되는 1250원 정도를 천안시에서 부담하는 것이다.

아산시는 `충남형` 환승시스템에 정책을 얹어 내년부터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충남형`은 15개 시군과 손잡고 전철과 버스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한 정책이다. 도민을 대상으로 발급한 교통카드로 기존 버스요금 할인과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고, 향후 도에서 시행예정인 초·중·고생 버스요금 무료화 정책과 연계 추진이 가능하다. 시는 우선 2022년부터 아산 시민과 지역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혜택을 줄 계획이다.

별도 시스템 구축비용이 적고, 천안아산 시내버스·전철 환승 정책 공동 시행 시 도비 지원도 수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양 시 모두 3회까지 환승가능하다.

많은 고민을 한 정책들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천안은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과 환승할인에 대한 손실액을 모두 시가 부담해야 한다. 한국철도공사 등에 지급해야 할 환승할인 지원금은 연간 6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충남형에 비해 준비기간이 조금 더 길기도 하다.

아산시 도입 예정인 `충남형`은 별도 교통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후 정산 할인을 받는 구조다.

아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 지역 이용객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할인 대상을 제외한 이들은 전철을 타고 시내버스로 환승하면 양쪽 요금을 고스란히 물어야 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100원씩 거리별 추가요금을 내던 이용객들은 큰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다.

천안에서 아산으로의 통근족 등 전철, 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1000원 조금 넘는 금액이지만 매일, 매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예산을 아끼고, 지역민들을 위한 혜택을 주겠다는 명분은 좋다.

하지만 아산시는 물론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에 많은 예산을 들이는 상황에서, 외지인, 관광객들의 불만은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이 아산에서 소비하는 돈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산시가 내세우는 대표관광지 중 온양온천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전철 이용 후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소비자들은 섬세하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나 사소한 서비스로도 빈정 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나비효과`는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

관광객들의 외면은 당장의 예산절감 효과보다 미래에 훨씬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천안은 아산과 평택, 안성, 진천, 청주, 세종, 공주 7개 시군과 접해있다.

아산은 천안을 비롯해 당진, 예산, 공주, 평택과 붙어있다.

양 도시 다 인접 도시가 많음에도 아산과 천안은 오래전부터 타 도시보다 문화와 교육 등 다양한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도 경기도에서 내려와 천안 6곳을 지나 아산에 4개 역을 두고있다. 올해 9월엔 탕정역 개통도 예정돼 있다. 문화, 교육 등 정서적인 부분과 함께 교통 등 물리적인 교감요소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거리가 생겼다.

KTX천안아산역 명칭 문제, 그리고 이어 파생된 택시영업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코로나19 우한 교민 격리 갈등도 있었다.

그래도 양 시는 갈등과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최초 지자체 간 상생협력센터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또 엇박자가 났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천안과 아산이 형제, 자매도시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옳지않은 경쟁과 갈등을 일으킨다는 의심을 받는다. 당장의 그릇된 이익이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각자도생 환승정책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김정규 천안아산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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