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충리
김동연 전 경제부충리
충청 출신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 전 부총리 측은 27일 주요 일정과 메시지를 안내하는 공보용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 정치부 기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본 창구로, 여야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관행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 전 부총리측은 이 단체 채팅방을 통해 오는 29-30일 제주·거제·부산·밀양 방문 일정도 공지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제주 스타트업 `제클린`을 방문해 중소기업 산업 환경을 살펴보고, 거제 어촌마을을 찾아가 현장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또 밀양의 사과마을에서 기후 위기와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부산 부경대에서 대학교육 관련 간담회를 한다. 김 전 부총리 측은 "생활 밀착형 일정"이라며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를 들어야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하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가 주도하는 경장포럼 출범을 앞두고 포럼 준비 사무실도 여의도 국회 인근에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캠프 사무실은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향후 출마 이후까지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9일 저서 `대한민국 금기깨기` 출간 이후 잇단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최근 발언들을 보면 "이제 정치의 길로 접어들었다",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마다치 않고 헌신하는 것이 도리" 등 한층 대선출마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그러나 여야 또는 제3지대 등 향후 정치 경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진로가 모호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음 달 말 경선을 시작하는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김 전 부총리는 "기존 정당이 환골탈태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재차 선을 긋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부총리가 당분간 여야 모두에 거리를 두고 독자 행보를 이어가다가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쌓은 뒤 범여 또는 범야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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