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과 보령시가 어제 보령 해저터널 개통을 4개월 앞두고 상생발전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주목을 받았다. 두 지자체는 이날 첫 실무회의에서 기획, 관광, 수산, 해양산업, 교통 등 5개 분야에 대한 협력과제를 발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실무협의체는 앞으로 2개월마다 회의를 열고, 보령과 태안을 잇는 국도 77호선이 완전 개통되면 분기별 1회 이상 만나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두 시군의 상생협력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완전 개통을 앞둔 국도 77호선은 부산에서 남해와 서해를 거쳐 경기도 파주까지 연결되는 대규모 해안 국도다. 충남 서해안 노선 중 해상교량은 지난 2019년 12월 완공됐고, 해저터널 구간은 오는 11월 25일 개통된다. 해저터널까지 완공되면 서해안 대표 관광지인 태안과 보령은 최단 거리로 연결돼 대천항과 안면도 간 이동시간이 9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된다. 두 시군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충남 서해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벨트로 거듭날 수 있다.

태안군과 보령시는 2년 전만 해도 원산안면대교의 명칭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보령시의회 의원들은 한때 대천항-원산도 구간 해저터널에 반대해 교량 건설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서로 견제가 지나쳐 벌어진 일들이다. 태안과 보령은 해양관광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서로 대체가 가능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두 시군이 완전히 연결되면 어디가 더 유리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여행지 따로, 숙박지 따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 국도 77호선의 완전 개통은 의미하는 바가 자못 크다. 충남의 입장에서는 서해안 관광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총연장 6.9km로 세계 5번째를 자랑하는 보령 해저터널과 국내 6번째 규모의 원산안면대교는 그 자체만으로 관광자원이 되고도 남는다. 태안과 보령은 앞으로 대중교통 노선 운행, 태안-보령 연계형 시티투어 노선 개발, 지역축제 연계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시군의 협력이 공존과 윈윈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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