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부 장진웅 기자
취재 2부 장진웅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대전의 첫날밤은 강력한 방역조치의 위력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평일 저녁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역의 한 번화가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맴돌았다. 음식점 등 대다수의 상점들은 `개점휴업` 상태로 직원들만이 무기력한 모습으로 자리를 매우고 있었다. 유동인구도 절반 이상 줄어들며, 상가 건물에 붙어 있는 네온사인이 없었다면 이곳이 번화가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할 정도였다. 유흥시설이 밀집한 한 유흥가는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일제히 문이 닫히면서 일대가 암흑도시를 방불케 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쁘게 움직이는 배달 오토바이만이 어딘가에서 조용한 저녁이 진행 중이겠거니 짐작케 할 뿐이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른 지역 분위기는 지난해 말 3차 대유행 당시보다 체감상 더 차갑고 무거워 보였다. 최근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했다는 한 소상공인은 "지금까지 겨우 버텨 왔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어 폐업을 결정했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탄식을 내뱉었다.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유례 없는 방역조치에 외부 활동이 얼음장처럼 굳어 버리면서 요식업을 중심으로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

지역 방역당국은 그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4단계 적용 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면서도 "`조금만 더 버텨주시길 바란다`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감히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4단계가 모범적으로 이뤄진다면, 감염 고리를 끊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에 무더위까지 겹치며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은 시민사회 전체의 고통 분담과 인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서로에게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할 날을 기약하며 성숙한 시민사회의 면모를 보여주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취재 2부 장진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진웅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