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적용 사흘째 확산세 여전…'델타 변이'도 기승
방역당국, 일주일 이상 지켜봐야…'잠시 멈춤' 호소

대전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역 방역당국에선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나타나기엔 아직 이르다며, 최소 일주일 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신규 확진자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델타(인도형) 변이 관련 사례가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방역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름 휴가철까지 겹치며 이동량이 많아질 것을 우려한 방역당국에선 확산 예방을 위해 `잠시 멈춤`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전에선 최근 일주일간(22-28일) 모두 47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67.9명으로 거리두기 4단계 적용 기준 규모인 59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더욱이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27일 75명에 이어 28일 69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 감소 효과도 사실상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사적모임 2명 제한 등 고강도 방역지침이 적용돼 불편은 커진 반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서구 둔산동에 사는 정모(32) 씨는 "4단계가 적용된 뒤 저녁 약속이나 모임도 다 취소하고 집에만 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기를 바라며 불편을 참고 있지만, 하루에도 70명씩 감염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4단계가 무슨 소용인가란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지역 보건당국은 거리두기 4단계 효과를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역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시점으로 발표되는 확진 통계는 최소 1-2주 전 감염되었다가 최종 확진으로 판정되면서 집계된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4단계 거리두기 효과는 최소 일주일 정도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델타 변이 확산이 방역관리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 보건당국에선 최근 신규 확진자 2명 중 1명은 델타 변이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델타 변이와 연관된 서구 도안동 한 태권도장 관련 집단 감염 규모는 220명대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방역당국의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집단감염 사례는 대부분 자가격리 중이어서 확산 고리를 끊을 수 있지만 휴가철 이동에 따른 n차 감염은 언제든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첫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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