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대출 경쟁
인터넷전문은행 이어 시중은행도 분주히 비대면 대출상품 속속 출시… 무분별 대출·신종 스미싱은 주의해야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케이뱅크 앱에서 100%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한 모바일 전용 사잇돌대출을 출시했다. 사잇돌대출은 정부 정책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모바일 앱으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완전하게 비대면으로 처리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들에 맞서기 위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 상품을 비대면화 하는 `가계대출 올인원(All-in-On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영업점 방문 없이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우리WON(원)주택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택구입, 대환대출, 생활 안정 등 자금 용도 구분 없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바일로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대출자가 은행에 내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기 업무가 비대면으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법원 등 외부기관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권이 연달아 출시하고 있는 비대면 대출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이라 할 수 있다. 은행에 굳이 방문할 필요 없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다 쉽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심사와 규제로 신청과 실행이 번거로웠던 주택담보대출도 비교적 편리하게 신청·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축될 전망이다.
다만 편리성이 극대화되는 만큼 보다 세심한 비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용한 신종 스미싱 사기도 발생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 미끼 비대면 대출 사기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이제 막 입사한 피해자에게 코로나19라는 이유로 업무 동영상을 집에서 청취하게 한 후, 입사지원서의 위변조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과 신용도 조회 캡처 화면을 SNS로 전송하도록 유도하고, 업무용 휴대폰을 피해자 명의로 개통하게 한 뒤 전송 받은 개인정보 등을 통해 비대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은 "업무용 휴대폰을 개인 명의로 개통하도록 하거나, 보안 앱 설치를 이유로 반납을 요청하면 비대면 대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취업 사이트에 회사가 게재돼 있거나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회사라고 단정짓지 말고, 사업자등록번호와 소재지 및 채용 담당자 연락처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시장 확대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편리성은 극대화될 수 있겠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연내 기준금리 상승도 전망되는 만큼 대출이 무분별하게 실행돼선 안 된다"며 "따라서 개개인의 대출상환 여력과 상품 간 대출금리 등을 꼼꼼한 비교·분석한 후 대출을 신청·실행해야 할 것"이라 했다.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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