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대면 대출 경쟁
인터넷전문은행 이어 시중은행도 분주히 비대면 대출상품 속속 출시… 무분별 대출·신종 스미싱은 주의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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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가 은행권도 강타하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을 등에 업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서비스를 속속 내놓자 이에 질세라 시중은행들도 분주히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이 증대된 한편 무분별한 대출 실행 우려와 비대면 대출 시스템을 이용한 신종 스미싱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 또한 요구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케이뱅크 앱에서 100%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한 모바일 전용 사잇돌대출을 출시했다. 사잇돌대출은 정부 정책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모바일 앱으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완전하게 비대면으로 처리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들에 맞서기 위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 상품을 비대면화 하는 `가계대출 올인원(All-in-On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도 영업점 방문 없이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우리WON(원)주택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택구입, 대환대출, 생활 안정 등 자금 용도 구분 없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바일로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대출자가 은행에 내점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기 업무가 비대면으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법원 등 외부기관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권이 연달아 출시하고 있는 비대면 대출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이라 할 수 있다. 은행에 굳이 방문할 필요 없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다 쉽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잡한 심사와 규제로 신청과 실행이 번거로웠던 주택담보대출도 비교적 편리하게 신청·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축될 전망이다.

다만 편리성이 극대화되는 만큼 보다 세심한 비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용한 신종 스미싱 사기도 발생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 미끼 비대면 대출 사기에 대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이제 막 입사한 피해자에게 코로나19라는 이유로 업무 동영상을 집에서 청취하게 한 후, 입사지원서의 위변조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과 신용도 조회 캡처 화면을 SNS로 전송하도록 유도하고, 업무용 휴대폰을 피해자 명의로 개통하게 한 뒤 전송 받은 개인정보 등을 통해 비대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은 "업무용 휴대폰을 개인 명의로 개통하도록 하거나, 보안 앱 설치를 이유로 반납을 요청하면 비대면 대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취업 사이트에 회사가 게재돼 있거나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회사라고 단정짓지 말고, 사업자등록번호와 소재지 및 채용 담당자 연락처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시장 확대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편리성은 극대화될 수 있겠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연내 기준금리 상승도 전망되는 만큼 대출이 무분별하게 실행돼선 안 된다"며 "따라서 개개인의 대출상환 여력과 상품 간 대출금리 등을 꼼꼼한 비교·분석한 후 대출을 신청·실행해야 할 것"이라 했다.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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