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생각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단순히 보면, 환경에 따라 자동반사적으로 주어지는 무의식적 사고와 일부러 떠올리는 의식적 사고가 대표적이다. 특히 성장기에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반사적인 사고에 길들여지며 성장하게 되는데, 그것은 대체로 수동적인 사고를 만들어낸다. 말하자면 습관에 길들여져 보고 경험한 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인간의 적응과정에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다지 큰 힘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의력, 융합적 사고력이란 능동적이고 의식적인 사고를 통해서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정주 환경에서 의식적인 사고를 유발하는 방법은 언어활동과 체험활동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독서와 글짓기, 대화하기, 토론하기와 같은 스토리가 있는 언어활동이다. 물론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가치 있는 체험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능동성은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므로 자기주도가 필수 전제다. 주변인의 강요나 개입은 다시 수동적인 사고의 연장이 될 뿐이다.
재미있는 독서는 수동적 의식을 능동적 사고로 바꾸는 힘이 있다. 독서는 영화처럼 만들어진 화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독과 연출이 되어 배우의 생각과 행동에 옷을 입히고 상상의 집을 지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독서과정 자체가 사고의 근육을 키워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필자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학생들에게 어휘력과 독해력 지도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독서력을 회복한 학생이 어떻게 성장하고 인생의 궤적을 바꿔 나가는지 뚜렷이 지켜봤다. 그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 성장기의 독서는 학습의 토대가 되는 기본적인 언어 인지능력을 형성하고, 창의성과 능동적 사고력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지금 초중고 시기의 학생이라면 이것부터 점검해보자. 밥을 먹듯이, 잠을 자듯이 항상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인 독서를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독서 내용에 대한 정리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말이다. 물론 규칙적인 독서에 앞서 정독(精讀) 방법을 정확히 배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핵심어와 핵심 문장을 정리하여 일반화하는 독서 노트나 독서 일기를 생활화 해보자. 실제로는 이러한 독서 과정을 습관화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국어 교사로서의 인생을 돌아보면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때마다 마치 연어처럼 다시 찾아온 학생들은 선생님의 위로의 말씀과 정독 훈련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이때 나도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 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