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공사의 주된 기능과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공사의 주된 기능과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대담=맹태훈 취재3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1993년 설립된 이후 28년 동안 천연가스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오고 있는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수소·LNG냉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선도하는 공기업으로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다. 대전 지역에 본사를 둔 유일한 에너지 공기업인 만큼 민관공 협업을 통해 지역맞춤형 지원활동을 전개해나가면서 지역사회의 가치창출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적극적인 지역 상생을 위해서도 본사를 유성구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로 이전하는 청사진도 품고 있다. 이달로 취임 3개월차를 맞이한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을 만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공사의 주된 기능과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조용돈 사장은 "5월 말 취임 후 두 달이 지났는데, 2200여 임직원의 안정적인 일터와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재해 없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천연가스와 수소가스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불식시켜 신뢰받는 공공기관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 위치한 5개 천연가스 생산기지나 전국 4945㎞에 달하는 천연가스 공급망에 대한 정비와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또 해외에서 액화상태로 들여오는 천연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조 사장은 공사를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의 `First mover(선도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28년 동안 축적해 온 공사의 `기술력`과 `기술인재`라는 핵심역량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공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흐름을 주도하는 First mover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공사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정비·안전·엔지니어링·친환경에너지·기술개발 사업에서 디테일을 살려 남들과는 다른 현격한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러한 차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만족과 감동을 이끌어낸다면 세계시장에서도 우리의 기술과 역량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공사는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전성 지원센터`, `해외 수소기반 대중교통 인프라 기술개발 사업자 선정`, `강원도 그린수소 P2G 실증단지 조성사업`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전성 지원센터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수소산업과 관련해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선도할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지원센터는 국내 최초로 수소전문기업들이 개발한 수소 관련 제품을 원스톱으로 시험·평가·지원하는 곳으로, 공사가 위탁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해당 지원센터는 수소 관련 제품의 내구성·신뢰성 등을 시험·평가하고 기업의 연구개발 및 성능평가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공사는 고장진단기술개발 및 분석 전문가 양성, 수소 기자재국산화, 정비기술 고도화 등의 계획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해당 센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공사는 최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 과제로 떠오른 `ESG경영`에도 집중하고 있다.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머리를 딴 ESG는 기업의 경영에 비재무적인 의무를 부여해 지속가능 경영을 확산시키겠다는 사회적 합의라 할 수 있다. 공사는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대전환의 가교 에너지원인 LNG 관련 전문기관일 뿐 아니라 미래에너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 분야`에서 생산·공급 인프라 구축, 수소 전주기에 대한 기술개발 등 성과를 보여주며 환경(E)적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

또 사회(S)적 측면에서는 중소기업과의 건전한 동반성장을 통해 2016년 동반성장평가 최우수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22301(비즈니스연속성경영시스템)·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 취득 등 국민 안전과 행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위해 사회공헌예산으로 전년보다 38% 증액한 5억 원 규모를 집행했으며,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모금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그린누리 에너지 복지 프로젝트를 추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가스기기 안전점검이나 기기 교체,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만 지역 1200세대가 관련 혜택을 받았다.

지배구조(G)적 측면과 관련해 조 사장은 "그 어느 기관보다도 건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저만 하더라도 개방형 전문직위라는 능력 중심의 제도를 통해 공사에 입사했으며, 관련 성과를 인정받아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발 절차에 따라 사장이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이사회를 이루는 비상임이사진 또한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여성 이사의 참여도 활발하다는 주장이다. 조 사장은 "`청년이사회제도`를 비롯한 노동조합 등 내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 참여자들의 권리와 책임 분배에 이르기까지 건전한 의사결정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ESG경영의 방향처럼,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밟아나가기 위해 공사는 새로운 길도 과감히 개척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산업을 4차 산업혁명과 친환경으로 대변되는 외부 환경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시키고, 이 안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AI, 드론, IoT, 센싱기술, VR가상현실과 같은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을 추진 중이다. 전국 4945㎞에 대한 공급배관망 관리에 이러한 4차 산업혁명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조 사장은 "드론을 운영해 공중안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상에서는 AI 객체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무단굴착공사나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할 수 있다"며 "또 지하에서는 지하 광케이블 센싱 진동 측정이나 ILI 피그로봇이라는 특수장치를 이용해 배관 자체에 대한 건전성을 효율적으로 점검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하나의 과제도 남아 있다. 바로 본사 이전 문제다. 서울에 자리해 있던 공사는 2010년 10월 대전 유성구 봉산동에 위치한 한 폐교 건물에 입주하며 지역에 터를 잡았다. 폐건물 재활용이라는 당시 취지와는 달리 건물 노후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회사 규모와 임직원 수에 근무여건이 다소 악화됐다는 평이다. 건물에 회의공간도 부족하고, 주차공간도 협소하기 때문이다. 지역에 본사를 둔 유일한 에너지 공기업인 만큼 대전시도 공사의 근무여건 개선을 약속한 상태다. 공사와 대전시는 2019년 MOU를 맺고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로의 본사 이전 검토를 논의해 오고 있다. 조 사장은 "지역사회와 공존하고 상생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인 만큼, 공사는 지역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대전시도 커지는 회사 규모에 맞게 좀 더 지지를 해주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사장은 "국민에너지인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에 이바지함으로써 국민 편익에 보다 기여하려 한다"며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거듭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술력으로 고객의 안전과 감동을 끌어내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도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사회안전망 역할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리=정민지 기자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조용돈 사장은 1957년 경남 밀양 출신이다. 1976년 성지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울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에는 경북대학교 대학원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10월 한국가스공사에 입사한 후 2011년 한국가스공사 우즈벡사업단 단장과 한국가스공사 프로젝트운영처 처장, 2014년 KOGAS IRAQ B.V INTERFACE MANAGER(코가스 이라크 B.V 인터페이스 관리자), 2019년 한국가스기술공사 기술사업단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올해 5월 한국가스기술공사 신임 사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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