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서 제3지대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안 대표는 현재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여지를 남겨뒀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배경을 설명한 뒤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의 도돌이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정치는 이제 이념에서 실용으로, 대결에서 문제 해결로, 과거에서 미래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현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을 위한 국가대개혁과 미래 어젠다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앞으로 계획은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며 "우선은 당을 추스르고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논의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어떤 분이라도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고 답했다.

대선 전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해선 한참을 고민한 후 "저는 정권교체를 바라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원하는 그런 합리적인 중도층을 대변하고자 한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대표가 이날 합당 결렬을 선언하자 실무 협상을 담당했던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은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합당을 위한 실무협상의 종결은 국민의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며 "협상 중에 양당 간의 의견 차이는 국민의힘 당명변경 요구와 차별금지법밖엔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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