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경기부진에 대출 증가…금융비용 늘어날 전망
생산원가는 높아지는데 납품가는 변동 없어, 매출은 제자리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더해 5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일제히 끌어올리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금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지속된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영부진을 겪던 중소기업 등에게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소식은 달갑지 않은 변화다.

18일 5대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오는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이던 기준금리를 0.75%로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날 KB국민 등 국내 5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연 2.48-4.24%로 적용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연 2.34-4.13%보다 하단은 0.14%포인트, 상단은 0.1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 같이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자 가뜩이나 매출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던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운영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역의 중소기업 대다수가 차선책으로 대출을 선택하면서 금리인상 시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지난 달 말 발표한 `2021년 7월 지역경제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5월 기준 시중은행의 대전·세종·충남지역 기업대출은 47조 6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44조 1213억 원)보다 7.99% 증가했다. 이는 2019년 5월(39조 8055억 원)보다 19.7% 늘어난 금액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인상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 업계의 설명이다.

한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에서 부담하는 금융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업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시중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매출은 오르지 않는데 써야 할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들의 고충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영업자 김모(50)씨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이 오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며 "지금까지 대출로 간신히 버텨왔는데 금리까지 오른다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충묵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이에 적응했다"며 "생산단가는 계속해서 오르는데 납품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하고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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