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식 한국미술교육학회장·한국창의영재교육원 전무이사
서예식 한국미술교육학회장·한국창의영재교육원 전무이사
4차산업 혁명은 지금까지의 교육의 판도를 새롭게 전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AI의 출현은 추구하는 교육 목표 설정에 있어서 `인간다움`에 대한 새로운 개념 설정이 필요하며 이는 창의성과 감성, 휴머니티가 기반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서체 학습에서 영감을 얻었듯이 창의적 인재는 시대적 전환기를 이끌 수 있는 혁신 리더가 된다. 우리에게는 누군가는 보다 더 앞서서 인간의 소통방식을 찾아내고, 공유하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재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면서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예술영재교육에 눈을 돌려야하는 이유이다.

현재의 우리 예술영재교육은 정책적 의지와 실행이 있으며, 일반교육으로는 수용하기 힘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예술 영재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형성되어 있는가? 그리고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인적 자원에게는 충분한 성취감을 부여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가?

예술영재교육을 논하기 전에 전체적인 영재교육 현황을 살펴보자. `2020 한국영재교육통계연보(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영재교육대상자 추이를 보면 전국 평균 학생수 대비 영재교육 평균 수혜율은 1.53%로 전년도에 비해 급감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1.87%였던 초등중등학생 수혜율은 2018년에 1.90%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각 시도별 수혜율로는 인천지역이 2.93%, 부산 2.56%이며, 경기도는 0.7%이다. 이 평균치 안에서도 시도간 수혜율을 보면 재량권을 가진 교육감의 정책 순위에 따라 편차가 매우 심함을 알 수 있다. 영재교육기관수는(영재학교, 영재교육원, 영재학급) `20년에 총 1,756개로서 전년 대비 약 23% 감소(524개)하였다.

그 중에서 영재교육분야별 현황을 보면 과학 수학 분야가 65.4%이며 예술 분야에서 음악과 미술은 각 2.1%에 그치고 있다. 또한 전국에 있는 8개 영재학교(고교 과정)는 과학 수학 영재아로 운영되고 있으며, 예술 영재를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학교는 없다. 이는 영재교육 분야에서 과학 수학 중심의 인식이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판별을 중시하는 선발 중심의 영재교육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영재는 하나의 유형으로 묶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미술 영재는 생산자, 음악이나 무용은 연주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조기 발굴이 불가피한 음악 영재와 달리 미술 영재는 다중적 요인이 작용하며 시기나 타고난 신체적 요인이 중요하지 않은 면이 있다. (김선아 외 2017) 따라서 판별과 선발에 중점을 두는 영재 교육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지금의 한류를 그저 우연히 불어온 바람처럼 바라보면서 모든 것에 `K-`를 붙이는 호사에만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가 개교한 같은 해에 영재교육진흥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2000) 우연이 아니라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일관된 정책적 노력이 아니었겠는가? 기회의 공정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타고난 특별한 호기심과 적성을 막론하고 평균적 가치에 의한 평등교육만 강조될 때 일반교육에 비해서 영재교육은 소홀히 하게 마련이다. 그 안에서도 예술영재교육은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본연의 입장에서, 개인의 발전과 국가의 부흥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생각하는 데서 출발하는 컴퓨터실 하나를 만들 때 발휘되는 상상력과 창의력은 국가를 경영하는 데 있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3차 영재교육종합계획에 이은 제4차영재교육종합계획 안이 어떤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엄중하게 짚어봐야 할 때다.

서예식 한국미술교육학회장·한국창의영재교육원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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