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청주공항 모기지 항공 첫 취항 100일
톡톡튀는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 '성과'
불황 극복 신규투자 등 자구노력은 과제

에어로케이 항공기 이미지.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에어로케이 항공기 이미지.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신생항공사 에어로케이 항공이 취항 100일을 맞았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항공사가 공식 취항하면서 청주공항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 제한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후발 주자인 에어로케이가 거대 항공사들 사이에서 수익을 내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에어로케이는 톡톡 튀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 타깃인 MZ세대와의 소통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에어로케이가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관문공항 역할을 수행하는 명실상부 충북의 토종기업으로 자리매김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

에어로케이는 지난 4월 15일 청주-제주 노선에서 첫 정기편 운항에 들어갔다. 항공사를 설립한 지 5년,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지는 2년여 만이다. 첫 취항에 투입된 항공기는 180인승 A320이다. 에어로케이는 후발 주자의 최대 약점인 취항 초기 탑승률을 높이기 위해 톡톡 튀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먼저 정식 취항을 앞둔 3월 25일 기내에서 깜짝 이벤트를 선보였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청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기내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선우정아는 이륙 후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진 뒤 탑승객들 앞에 나타나 세션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선우정아의 깜짝 이벤트 이후 월별 특별 할인 프로모션이 이어졌다. 먼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반려묘도 우리 가족`이란 이색 캠페인을 펼쳤다. 가정의 달을 기념해 `LGBT(성소수자) 커플, 반려묘로 구성된 1인 가족, 다문화 가족과 싱글맘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소개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가족을 정의했다. 이 이벤트는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가족 당 한명 또는 반려동물 한 마리까지 항공권 지원 혜택을 제공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기존에 제공하던 항공티켓 30-40% 할인혜택을 6월 한달간 10%씩 인상해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기존 할인 대상자에서 제외됐던 제주 4·3 희생자 본인과 희생자 유족까지도 할인 대상에 추가했다. ULCC(초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한 에어로케이는 저가 항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에어로케이는 정식취항을 앞두고 편도 5000원짜리 티켓을 내놨다. 수익성 보다 생존 전략으로 선택한 승부수였다. 여기에 7월부터는 충북 도민과 충청권 대학생들에게 15%의 추가 할인 이벤트도 제공하고 있다. 초 저비용 마케팅 전략은 주효했다. 사전 탑승 이벤트에서 10여명의 탑승객만 태운 채 운항했었다면 현재는 50% 이상 탑승률을 기록,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충북 토종 기업 자리매김

에어로케이는 지역 인재 채용을 본격화하면서 토종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2019년 충청권 14개 대학과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업무협약에 따라 신규 직원 채용 시 청주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대학 인재를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향후 에어로케이의 채용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 1대를 추가 도입할 때마다 기장과 부기장, 승무원, 정비인력 등 40여명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는 현재 항공기 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공항 수용 능력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오는 11월 2호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내년까지 항공기 6대를 도입해 일본과 중국, 대만, 동남아 등 11개 노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역인재 채용과 함께 타 공항에 비해 소외됐던 청주공항을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서의 위상도 다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어로케이가 명실상부한 충북의 토종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코로나19로 어렵게 취항했지만 저조한 탑승률로 인해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인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신규투자와 긴축경영을 비롯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자체 판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지방에 거점을 둔 항공사에 정부나 지자체의 금융지원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로 국내외 많은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항 초기 보다는 탑승률도 점차 개선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청주공항의 국제선 하늘길이 모두 막혀 있는 상황에서 한정적인 국내 노선만 가지고 버텨내기가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형 항공사들과 기존 LCC들은 정부지원금이나 항공물류가 호황이라 코로나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숨통이라도 트이고 있지만 신생 항공사들은 정책자금에 대한 혜택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에 이중고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진로 기자


강병호 에어로케이항공 대표, "MZ세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것"

"투명한 경영과 실사구시에 입각한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들께 친근감 있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지난 4월 15일 청주-제주 노선 첫 정기편 운항에 들어간 지 100일이 갓 지난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 강병호 대표의 각오다.

강 대표는 "에어로케이는 취항 전부터 `셀렉트숍29CM`와 랜선 여행 캠페인을 진행했고,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LAKA)`와 콜라보레이션한 메이크업으로 화보촬영을 하면서 MZ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면서 "우리 에어로케이를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물리적인 시간도 필요하고 새로운 세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 가치를 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 이후에는 청주국제공항을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만, 일본, 베트남 등 그 동안 청주국제 공항에서 취항 하지 않았던 노선들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택한 에어로케이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강 대표는 "청주는 전국 어디서든 2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는 것은 물론 반경 100km안에 1000만명에 가까운 수요가 있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어로케이의 수평적인 조직문화 등에 대해서는 "젠더리스 유니폼처럼 실용성과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유니폼에 녹여 냈고, 가족을 찾아서 캠페인처럼 다양성도 에어로케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며 "단순히 표만 파는 항공사가 아니라 MZ 세대와 함께 호흡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에어로케이만의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에어로케이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임 체계를 지향한다"며 "초 저비용 항공사를 목표로 항공사를 설립한 만큼 세계적인 LCC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인 합리적이고 선택의 폭이 넒은 운임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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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대표.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강병호 대표.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정식 취항을 앞둔 3월 25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기내에서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정식 취항을 앞둔 3월 25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기내에서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에어로케이 유니폼.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에어로케이 유니폼. 사진=에어로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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