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인사 줄줄이 낙마

충청권 유력 인사들의 잇단 추락은 `충청대망론`이라는 정치 담론이 `여의도 사전`에서 지워지는 계기가 됐다. 충청대망론이란 충청 출신 대통령 배출은 여전히 지역의 열망이자, 이루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역사적으로 충청권은 직선제 이후 지역 출신 대선 후보를 당선시킨 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이른바 `충청대망론`을 달성할 기대주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두 사람 모두 허무하게 좌절됐다.

정치권에선 충청권 지역주의의 특색이 호남과 영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은 것으로 평가한다. 지역 후보를 밀어주기는 하지만, 결코 몰표를 주진 않는다는 얘기다.

직선제가 부활한 뒤 첫 선거인 13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후보로 나선 김종필(JP) 전 총재는 고향인 충남에서 43.8%를 득표했다.

이는 지역 대표 주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된다. 타 지역 경쟁 후보들이 지역 기반을 통해 최소 50%, 최대 80%대(호남) 득표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충남에서 최대 44%를 득표한 JP의 성과는 미미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충남 청양 출신의 이완구(3선) 전 총리가 충청대망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2015년 총리에 임명됐을 당시 친박계가 그를 `꽃가마`에 태웠다는 말까지 회자됐었다. 그러나 고(故) 성완종 전 의원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총리 직에서 낙마하며 `잠룡` 지위도 함께 날아갔다.

이처럼 대부분 충청대망론 주자들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끈질지게 그 명맥을 이어온 인사도 있다. 바로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 불리는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그는 총 `네 번`의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

1997년 강력한 주자였던 이회창 후보(41.1%)에 이어 2위(14.72%)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켜, 다음 대선인 2002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세론을 형성했다. 다만 민주당의 전국 순회 국민경선제에서 급부상한 노무현 후보에게 압도당했다. 2007년 소수당으로 쪼그라든 민주당에 입당해 연이어 세 번의 대선 경선에 뛰어든 이후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네 번째` 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당시에는 이미 빛이 바랜 후였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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