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발자취>
군용기 개발로 시작된 국내 항공우주산업
무인비행선·선미익 항공기 국내 자체 기술 개발 성공
관측·정지궤도 위성 등도 개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틸트로터 무인기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틸트로터 무인기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구를 넘어 미지의 세계인 우주로 떠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미국, 독일, 러시아 등 제1차 세계대전 핵심 당사국들을 중심으로 항공 산업이 급성장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핵심 병기였던 최초의 탄도미사일 V-2는 우주발사체 개발의 단초가 됐다. 이후 러시아가 `라이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우주선에 태우며 최초로 생물체를 우주로 보낸데 이어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통해 달에 인간이 발을 딛은 첫 사례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항공우주 분야 기술 개발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항공우주 기술의 전략적·산업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강화되는데 그치지 않고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기술 분야로 부상한 만큼 중요성이 높아졌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강대국들이 우주 항공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지출을 하고 있을 당시 한국은 먹고 살기에 급급한 나라였다.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 속에서 국가 경제는 1차 산업만을 영위하며 1953년 당시 1인당 GDP는 67달러로 최빈국 수준이었다.

국가 발전과 동시에 항공 산업에 대한 관심이 범정부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내 항공 산업은 군용기 정비를 시작으로 1970-1980년대 F-5 전투기(제공호)와 MD-500 헬기와 같은 군용기의 면허 조립생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항공 산업 발전 가능성을 확대해 가고 있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후발 항공 산업국보다 뒤쳐지며 세계에서 25위권 정도로 평가됐다.

이에 정부는 1985년 항공우주산업정책위원회를 발족했다. 1987년에는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을 제정하고 1989년 10월 10일 한국기계연구소의 항공우주연구센터를 모체로 한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출범했다.

소형항공기와 고체 추진과학로켓 개발에 발을 내딛었다. 1991년 5인승 소형항공기 `창공 91` 개발에 참여했고, 1993년에는 실험용(Experimental)급 2인승 경비행기 `까치호`와 지상관측용 무인비행선을 선보였다. 과학관측로켓을 국산화하기 위한 과학로켓 KSR-I도 발사 성공했다.

1999년부터는 연구개발 결실들을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소형 항공기 개발 기술 확보를 위해 추진한 8인승 쌍발 복합재료 항공기가 1997년 비행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2001년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만 개발한 4인승 소형 선미익 항공기 반디호를 선보였다. 반디호는 국내 민간 항공기 최초로 미국 등 해외에 수출됐다. 더욱이 무인기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항우연은 소형 장기체공형 무인기 `두루미`를 시작으로 장기체공이 가능한 LTA(Lighter Than Air) 항공기 시스템, 중형 에어로스탯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위성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오고 있다. 실용급 지구관측 위성인 아리랑 1호를 1999년 발사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측 위성을 쏘아올리고 있다. 아리랑 6호는 2022년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랑위성 2호는 해상도 1m급 관측위성, 서브미터급 광학관측위성인 아리랑위성 3호, 3A호, 7호 등의 저궤도 실용위성 등이 현재 우주에서 머무르고 있다.

2000년대 위성 개발 분야에서 또 하나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국내 첫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위성 1호의 개발이다. 기상 관측이나 방송통신을 위해서는 정지궤도위성이 필수적이지만 당시 우리나라 소유의 정지궤도위성은 `한국통신`의 방송통신용 무궁화위성 1호가 유일했다. 기존에 위성 기상 관측 정보는 일본이나 미국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천리안 1호를 통해 이 같은 문제가 해소할 수 있게 됐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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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 2A호가 촬영한 지구.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천리안위성 2A호가 촬영한 지구.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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